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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병원진단서만으로는 상해 혐의 입증 어렵다", '상해죄 적용' 검찰 항소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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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피해' 병원진단서가 환자의 주관적 진술에만 의존…객관적인 증거 아냐

대구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상해 혐의의 주요 증거로 제출되는 병원 진단서가 주관적인 요소에 따라 크게 좌우되므로 증명력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한다고 판결했다. 대구고법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상해 혐의의 주요 증거로 제출되는 병원 진단서가 주관적인 요소에 따라 크게 좌우되므로 증명력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한다고 판결했다. 대구고법 전경. 매일신문 DB.

병원이 발급한 상해진단서만으로는 상해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준용)는 23일 시내버스를 몰던 운전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A씨(71) 씨에 대해 '상해죄 적용'을 주장한 검찰 항소를 기각했다.

법원은 상해진단서가 주로 "통증이 있다"는 환자의 주관적 진술에 따라 기록되는 점, 피해자가 상처 부위를 촬영한 사진 등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점 등을 이유로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또 피해자인 시내버스 기사 B(49) 씨 휴대전화 통신내역을 확인한 결과 그가 입원 기간 병원 외부를 다닌 것으로 나타난 점, 의사 처방을 받은 날이 7일에 그치는 점, 입·퇴원을 의사 권유가 아닌 자의적 판단으로 결정한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의 폭행으로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자칫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었던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는 않지만 피고인이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의 양형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4시 50분쯤 자신이 타고 있던 시내버스의 운전기사 B씨가 자신에게 "운전에 방해가 되니 전화 통화를 삼가해 달라"고 주의를 주자 멱살을 잡아당기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심한 통증을 느낀다고 주장하며 피해 다음 날부터 25일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B씨가 병원에서 발급받은 상해진단서에는 목 부위 염증과 긴장, 가슴 부위 타박상 등으로 14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기록돼 있었다. 입원 기간 물리치료와 진통제, 소염제 등을 처방한 기록도 남았다.

그러나 앞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7명의 배심원은 A씨가 B씨를 폭행한 것은 맞지만 B씨의 상처가 깊지 않다고 판단했다. 배심원들은 A씨가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만장일치로 '상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운전자 폭행'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당시 피해자가 제출한 병원진단서 등을 근거로 배심원들이 합리적 근거 없이 상해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즉각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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