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이곡동에는 '동네책방'이라는 마을공동체가 있다. 이곳은 이웃이 뭉치면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좀 더 재밌게, 좀 더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책을 좋아하는 달서구 이곡동 주민들이 책으로 뭐라도 나눠보자는 마음 하나로 모였다. 책이 너무 좋아 전국에 흩어져 있는 동네의 작은 책방 투어도 하고, 책을 모아 중고 장터를 열었다.
이제 동네책방은 협동조합으로 거듭났다. 무인책장을 열어 이곡동 여러 공간에 책을 놓아두고, 책마다 추천 글을 달아 판매한다. 책 판매금의 10%를 이곡동 마을공동체 공동 마일리지로 적립하겠다는 문구 앞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선뜻 책값을 내어놓는다. 공동 마일리지는 이곡동 동네 주민이 바라는 작가의 초대 강연이나 책 여행에 쓴다.
#대구 남구 이천동은 노인 인구가 많고, 오래된 집이 많은 곳이다. 좁고 낡은 집에 살고 있는 노인들의 방과 부엌, 창고에는 하나둘 재워둔 물건들이 점차 짐이 돼 손댈 수 없을 만큼 수북이 쌓여 있다.
비가 오면 물이 새고, 겨울철 찬바람도 제대로 막아주지 못할 정도로 낡아버린 집을 노인이 직접 수리해 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같은 어려움을 이웃이 함께 해결하고자 '이천행복마을 협동조합'이 나섰다. 20여 명의 이천동 주민들은 이천동주민센터와 함께 주거실태를 조사하고 홀몸어르신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주거 상태를 점검했다.
시급한 집들을 골라 방한설비와 보안설비들을 고치는 한편, 주거 공간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렇게 4, 5집 하다보니 마을에서 점차 알게 되는 사람도 많아졌다. 모인 사람들이 작은 텃밭도 조성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면서 이제는 아파트 관리소와 같은 기능을 하는 이천동 '마을관리소'를 꿈꾸고 있다.
대구에도 마을공동체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을공동체란 단어는 아직 낯설지만 마을까페, 공동육아, 마을기업, 마을축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이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를 통해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이 추진하는 일체의 활동을 총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년여간 센터가 추진한 마을공동체 공모 사업에만 250여곳이 참여했다. 대구시가 마을공동체란 이름을 도입하고 지원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에 준하는 이웃주민들의 활동들이 대구에서 오랫동안 진행되고 있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대구시는 매년 진행해왔던 공모사업과 교육 및 홍보 외에도 다양한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마을나눔터(가칭) 사업을 도입한다. 대구만 해도 786개의 공원이 있고, 공원에 자발적으로 모인 주민들이 비영리 장터 등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복원시키는 사업이다.
또 2년에 걸친 시범사업을 토대로 올해부터 대구 전 지역 139개동에서 '읍면동지역회의'를 진행한다. 이 회의는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문제와 자원을 찾아 실행 계획을 세우는 프로그램이다. 시범사업 기간 ▷아파트 담벼락에 벽화 그리기 ▷진입로 확보가 어려운 곳에 소화기 설치하기 ▷산길 정비 ▷동네 스토리 ▷마을신문 등 다양하고 재밌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대구시는 읍면동지역회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8명의 '마을계획지원단'까지 교육, 편성한다.
진광식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은 "마을공동체는 현재 화두로 자리 잡은 주민자치의 뿌리이기도 하다"며 "우리 마을이 좀 더 나은 동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조금씩 모아지면서 마을공동체가 성장하고, 이러한 바람을 모아 진정한 지방자치행정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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