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이 강한 바람을 탄데다 진화가 어려운 야밤에 확산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냈다. 안타까운 피해 소식이 전해오는 가운데 긴박했던 순간들도 속출했다.
강원도 속초·고성 일대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던 경기도 평택시 현화중학교 학생들의 탈출기는 산불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4일 저녁 산불 관련 재난문자를 받은 교사들은 멀리서 빨갛게 치솟는 불길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레크리에이션을 중단하고 리조트를 '탈출'하기로 했다. 전세버스 7대에 차례로 올라탔지만 탈출을 위한 운행은 쉽지 않았다. 사방에서 불이 치솟고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우여곡절 끝에 앞서 달리던 버스 4대는 무사히 시내를 빠져 나왔지만, 나머지 버스 3대는 도로마저 점령한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고성 방향으로 차 머리를 돌렸다.
버스 4대 중 1대 뒤쪽 엔진 부근에서 불꽃이 보이더니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이 버스에는 학생 29명과 교사 및 안전요원 3명이 타고 있었다.

화재 때문인지 버스 자동문도 작동하지 않자 운전기사가 차 문을 수동으로 연 뒤 학생들은 급하게 밖으로 뛰쳐 나왔다.
다른 차량에 있던 교사들은 차 안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불이 난 버스로 급하게 달려왔으나 버스는 손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거센 불길에 휩싸였다.
하마터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시차를 두고 학생들을 태운 버스는 무사히 학교에 도착했다.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령이 내려지자 주민들은 다급하게 피난길에 올랐다. '대피하라'는 재난문자가 날아오고 사이렌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리자 옷가지를 챙길 겨를 없이 주민들은 밖으로 나왔다. 주민들이 한꺼번에 대피소로 향하면서 도로는 주차장이 되다시피 했다.

불 때문에 갇혀 있다는 구조 요청도 잇따랐다.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에선 버스에 승객 30여 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인근에 유류탱크가 있는 아스콘 공장에도 불이 옮겨붙었다. 속초시 장사동에서는 관광버스가 불에 탔다.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에 잇따라 불이 옮겨붙었고 마을을 뒤덮은 연기로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강원도교육청은 5일 산불 피해 지역 내 52개교에 휴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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