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이공대 특집] "학생 곁에 더 가까이" 박재훈 영남이공대 총장 인터뷰

영남이공대 박재훈 총장은 개교 51주년을 맞아 학생들에게 더욱 귀를 기울이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영남이공대 박재훈 총장은 개교 51주년을 맞아 학생들에게 더욱 귀를 기울이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학업, 취업에 치이는 학생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다른 걱정 없이 꿈을 이루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가 많은 뒷받침을 해주려 합니다."

2017년 3월 부임한 박재훈 영남이공대학교 총장은 현장 경험이 풍부해 준비된 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획처장, 부총장 등을 맡아오며 학교 전반적인 행정은 물론 지난 10여년간 학교 발전과 학생 복지, 취업 등 전 분야에 걸쳐 실무를 담당한 바 있다.

올해 개교 51주년을 맞은 영남이공대는 100년을 향한 출발점에 섰다. 전문대학 최초로 운영을 시작한 기숙형 대학(RC)의 순항에 이어 내년 기숙사 완공 등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박재훈 총장을 최근 영남이공대 본관 총장실에서 만났다.

▶개교 51주년을 맞았다. 새로운 100년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 소감과 앞으로 주력할 분야는.

-우선 어깨가 많이 무겁다. 고등교육기관들이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지난 50년간 교육을 잘 이끌어온 만큼 향후 100년도 순조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대학 정문에 들어서면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문구가 보인다. 영남이공대는 개교 이후 이공계열에 특화된 전문 기술인재, 산업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용인재 교육에 강점이 있다. 우리나라 중흥기로 불리는 1980년대에는 산업 현장에서 영남이공대 출신 기술 인재가 4년제 대학을 능가하는 전문 기술인으로 인정받았을 정도다.

이후 이공계 기피현상, 학령인구 감소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영남이공대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VR과 홀로그램, 로봇 기술 등 다양한 산업은 물론 이러한 산업을 토대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에 주력하려 한다.

특히 대구의 신성장 산업인 로봇 관련 산업 분야의 인력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산업용 로봇기업 ABB와 손잡고 캠퍼스 내 희망관에 'YNC-ABB 로봇센터'를 개설, 기업 맞춤형 실무 교육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학생만족 프로그램, 총장과의 미팅 위크 등 학생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우리 학교 신입생은 '고등학교 4학년'이라 불릴 정도다. 학교에 학업 관련 프로그램이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학생들이 과제 수행이나 연구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다. 이를 보완하고 학생들에게 좀 더 특별한 낭만과 추억을 심어주고자 다양한 학생만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생만족 프로그램은 대표적으로 ▷별별체험단 ▷컬처데이 ▷두드림캠프 ▷바비큐파티 등이 있다.

별별체험단은 학교가 매월 학생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상스키, 승마, 클레이사격, 선상 낚시 등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사회성을 기르고 경험과 생각의 폭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컬쳐데이에는 명성황후, 오페라의 유령 등 대형 뮤지컬부터 연극, 음악회 등 다양한 공연을 관람한다. 두드림 캠프는 매년 여름 교수와 선후배가 함께 모여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설계해보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개교 5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매년 가을 무렵 열리는 바비큐파티는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행사다. 벌써 8회째를 맞이했다. 2011년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선정 당시 학생들과의 간담회 중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에 대해 고민하던 중 한 학생이 '친구들과 고기 한번 실컷 먹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이제는 학교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게 됐다.

사실 이러한 행사들을 기획하고 실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영남이공대는 대부분의 학생만족 프로그램을 10년 가까이 이어왔다는 데 큰 자부심이 있다. 즉흥적인 행사가 아니라 대학의 철학을 고민해 반영하고, 학생·교직원이 함께 애착을 갖고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러한 부분에서 구성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2020년부터 학령인구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에 대한 준비는.

-올해도 영남이공대는 신입생 등록률 100%를 달성했다. 이는 우리 학교만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다양한 정부지원 사업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8년 연속 선정, 국가고객만족도 전문대학 부문 6년 연속 1위, 6년 연속으로 교육역량강화사업 전국 최다 선정,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선정, 청해진 사업 선정, K-MOVE 스쿨 선정,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 5년 연속 1위 등 대부분의 정부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이는 학교 운영은 물론 학생 복지, 취업 등 전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치열한 신입생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직업 전문교육에 대한 강점을 더욱 확고히 하고,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하려고 한다. 또한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으로 인재 모집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새로운 기숙사를 완공한다. 다른 지역 학생들도 생활비 걱정 없이 안전하게 학업에 열중할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려 한다.

해외 유학생 유치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현재 외국인 유학생 165명이 재학 중이다.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국, 아프리카, 러시아 등에서 더 많은 해외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신입생들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는 '미팅 위크'를 2년째 이어가고 있는데, 참여한 학생들에게서 많은 고민과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다. 항상 끝맺는 말에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살아라'고 전하고 있다. 미팅 위크가 끝나고 나가는 학생들의 밝은 표정을 보면, 미래에 대해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전문대학은 직업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2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그 때문에 대학에 입학했을 때부터 남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자 하는 것,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하는 것 등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성인으로서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첫 출발점에 서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시기에는 전공 수업은 물론 교양, 어학, 해외연수 등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야 하므로 항상 부지런하고 최선을 다해주기를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포기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목표에 대한 강한 몰입감, 열정을 키워 반드시 꿈을 이루길 기원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