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박미경(대구시 수성구 두산동)씨는 얼마 전 '신천 둠벙 모내기'에 두 딸(5세, 7세)과 함께 참여했다. 이 모내기는 대구시·대구도시공사·대구YMCA가 함께 마련한 '신천수변 농업체험학습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좀 늦게 농업체험프로그램 정보를 접하는 바람에 추수 프로그램(탈곡, 떡 만들기 등)에만 참가했던 박미경씨는 올해는 작정하고 첫 프로그램인 모내기부터 참여했다. 지난 해 추수 프로그램이 무척 즐거웠던 그녀는 올해 또래 엄마들(자녀 포함 20여명)에게 권했고, 3명의 엄마와 5명의 아이들이 참여했다. 30대 엄마들과 5세부터 8세까지 아이들이다. (참가날짜 5월 13일, 17일)
◇ 눈뿐만 아니라 오감이 받아들여
모내기는 엄마들도 처음이었고, 아이들도 처음이었다. 무논에 발이 푹푹 빠지고 미끌미끌해 자칫 넘어질 뻔도 했지만 아이들과 엄마들은 마냥 즐거웠다. 매일 밥을 먹지만 쌀이 어디서 나오는지, 벼가 무엇인지 모르던 아이들은 신기하고 즐거워하는 한편 다른 아이들은 모르는 뭔가를 안다는 듯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박미경씨는 "아이들과 함께 쌀과 벼에 관한 책을 읽었고, 교외로 나가 누렇게 익어가는 벼논을 구경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책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 무엇을, 벼논을 둘러보는 것으로는 알 수 없는 무엇을 아이들이 경험을 통해 알기를 바랐다. 시각뿐만 아니라 오감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랐다"고 말한다. 1시간 정도 모내기를 마친 뒤에는 숲 해설사로부터 농작물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도 들었다.
◇ 어린이를 위한 농업체험 프로그램
대구시·대구도시공사·대구YMCA는 '신천수변 농업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내 초등학생들(20~30명 단체) 120명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모내기를 시작으로 신천 좌안 동신교~수성교 일원에서 5월 22일(수)부터 12월 24일(화)까지 주1회 총24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단체로 참가하는 학교 사정에 따라 '월, 화, 수, 금' 일정 조정이 가능하다.
교육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농업을 체험하고 신천의 생태를 알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논에 모내기 ▷친환경 논 만들기 ▷애벌레와 곤충놀이 ▷허수아비 만들기 ▷오리피리 불기 ▷벼 베고 탈곡하기 ▷도시농부의 볍씨주머니 만들기 ▷떡 만들기 ▷농사가 끝난 논 관찰하기 ▷유채 심기 짚공예 ▷체험발표 ▷신천 농업골든벨 ▷시상식 등이다.
◇ 엄마와 아이들 참가 강권하고파
박미경씨는 5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신천수변 농업체험학습 프로그램'에 빠짐없이 참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프로그램은 4세부터 13세까지 참여할 수 있는데, 박미경씨는 "내 아이들이 13세가 될 때까지 매년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아이들이 책에서 모내기를 접할 때와 실제로 모내기에 참가한 뒤 다시 책을 읽을 때 반응이 많이 달랐다. 글과 그림, 엄마의 설명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아이들이 얻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신천수변 농업체험학습이 주중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엄마들 입장에서는 선뜻 참가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럼에도 아이들과 함께 꼭 참여하시라고 강권하고 싶다. 우리 엄마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줄 수 없는 것들을, 아이들이 스스로 얻는다."며 참가를 권유했다.
박씨는 "흙이나 풀을 싫어하는 아이는 드물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놀고 싶어 한다. 다만 엄마들이 '흙 묻는다'며 나무라고, '옷 버린다'며 금지하니 아이들이 흙과 풀, 자연을 께름칙하게 받아들인다. 갈아입을 옷과 따가운 햇빛을 가릴 모자 정도만 챙기면 아이들을 싱그럽게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 신천수변 농업체험학습 프로그램 참가신청=e메일= (globallife@hanmail.net), 대구YMCA 053)255-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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