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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신청사와 풍수(風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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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조향래 논설위원

영화 '명당'은 왕기(王氣)가 서린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당대의 권문세가와 야심 찬 왕족의 대립과 욕망을 그렸다. 역사적 실화를 풍수지리적인 관점에서 재구성한 픽션이다. 풍수지리는 이미 삼국시대에 도입되었는데 고려시대에 전성기를 이루며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인의 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연말로 예정된 대구시청 신청사 최종 입지 선정을 앞두고 구·군 간의 유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역사적·문화적·산업적 여건과 시민의 접근성을 고려한 교통 인프라를 내세우며 저마다 유일한 대안임을 주장하고 있다. 도시의 미래를 조망하며 인구와 외연의 확장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청사 건설의 경제성을 감안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색 현수막과 영상을 제작하며 저마다 차별화된 홍보전에 나선 가운데 최근에는 풍수설까지 동원하며 최적지론을 설파하고 있다. 풍수설전(風水說戰)에서는 주로 북구와 달성군이 맞붙었다. 북구는 배산임수의 오랜 명당인 옛 경북도청 터로 시청사를 옮기는 것이 적격임을 강조한다. 현재 시청 별관이 있는 곳이야말로 신천과 동화천, 금호강 등 삼수(三水)가 모이는 중심지로 지속적인 번영과 발전의 생태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달성군은 시청사 후보지로 내놓은 화원(花園) 땅에 대한 신풍수론을 주창하고 있다. 조선왕조의 도읍을 한양으로 정한 도승 무학대사가 비슬산 자락과 낙동강으로 둘러싸인 화원 일대를 '만대의 영화를 누릴 명당'(萬代榮華之地)이라고 한 비결서(秘訣書) 대구 편을 인용한 것이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옛 경북도청 터가 명당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경북도청을 품으며 그 역할을 다했다는 견해까지 내놓은 형국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논리이다.

신청사의 향배는 구·군의 중흥과 직결된다. 유치 경쟁이 후끈한 것도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만사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소지역주의나 정치인의 포퓰리즘이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며 대구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대구시 신청사 건립은 대구시민 모두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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