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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본에 '상응조치' 저울질…소재부품 국산화 집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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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제소' 방침만 밝힌 정부…대일 수출 제한 등엔 신중
기술 확보 품목 양산 지원…추경에 반영할 예산 항목 취합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4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일본의 수출 통제 관련 관계기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4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일본의 수출 통제 관련 관계기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는 '철저히 국익 관점에서 대응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에 따라 적시에, 적절한 수위로 맞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해두고자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디스플레이의 3대 핵심 소재 수출 제한 조치에 이어 추가 '경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외에 '상응 조치'를 위한 카드를 검토 중이다. 일본의 보복 조치를 예상해 그동안 '대응 리스트'를 준비해왔다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구체적 대응책에 대한 언급은 삼가고 있다.

산업계 안팎에서 가장 직접적인 '상응 조치'로는 주요 품목의 대일 수출을 제한하거나 일본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우리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60%대 중반에 달해 일본 기업이 상당 기간 대체하기 어려운 메모리 반도체 등 품목의 대일 수출을 마찬가지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일본의 더 강한 추가 보복을 불러 '전면적인 경제·무역 전쟁'으로 확전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정부로서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맞설 카드로 농산물 수입 제한, 엄격한 비자 발급, 송금 제한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그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민간 차원에서는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거나 일본 관광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반도체 등 생산 차질로 결국 피해를 보게 될 미국·중국·유럽연합(EU)과 국제 공조를 통해 대일 압박을 가하는 방안, 수입 대체처를 발굴하는 방안 등도 단기적인 위기 타개책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반도체 소재뿐 아니라 자동차와 정밀화학 등 다른 산업 분야도 세부 품목 점검에 나섰다.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는 '100대 품목'을 추려 대비하고 있지만 역시 전략 노출을 이유로 세부 내용은 함구했다.

정부는 일본이 수출 규제에 나선 3개 품목을 포함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소재·장비 등의 국산화를 최단 시간 내 이룰 수 있도록 자립화를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핵심 기술개발과 사업화, 실증 등 관련 분야 사업을 적극 추진해 대일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부품 등에 대한 자립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반도체 장비·부품·재료의 국산화율이 30∼40%에 불과하고, 소재 관련 연구 인력이나 기술 개발 역량이 부족한 '반도체 강국'의 취약점이 드러났다.

일단 정부는 일본의 추가 제재가 가능한 품목들을 뽑아낸 뒤 가장 이른 시간 안에 자립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돕기로 했다. 이미 기술을 확보한 품목은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도록 유동성을 지원하고, 상용화 단계에 있는 기술은 기업들과 협력해 실증 테스트에 들어간다. 아직 기술 개발 단계인 품목들은 연구·개발(R&D) 투자를 신속 지원한다. 기재부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당장 연내 추진이 가능한 사업들과 소요 예산을 긴급 취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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