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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평의 귀촌한담] 행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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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평 가야명상연구원장·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전영평 가야명상연구원장·대구대학교 명예교수

눈부신 가을이다. 행복하다. 비계산 들녘에는 벼 이삭이 추수를 기다린다. 한 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행복은 밖에서 얻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몸이 불편해지고 정신적 위기감을 더욱 느끼게 된다.

귀촌을 해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늘어난 일거리와 소외감이 최대의 적이다. 집 안팎 잡일, 농사, 주민 접촉은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 후회와 불행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긍정적 역발상의 결단이 필요하다. 집 안팎 잡일은 나태해진 나를 독려하는 가정 선생이고, 텃밭 농사는 건강 음식을 보장하는 건강보험이고, 주민 접촉은 소외감을 줄여주는 묘약이라고 믿어야 한다.

귀촌 대선배인 스콧 니어링 교수는 친환경 철학을 토대로 행복한 여생을 실천하신 분이다. 그는 매일의 삶을 육체노동 4시간, 공부 활동 4시간, 친교 활동 4시간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100살까지 부단히 움직이고 건강하게 살다 가셨으니 그의 충고를 믿어도 좋을 것 같다. 귀거래사를 지은 도연명 선생도 평생을 농사, 글짓기, 풍류로 보냈으니 귀촌의 행복 공식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가 보다.

하지만 스스로의 각성이 확실해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농사일은 시작만 해도 반나절이 금세 지나가니 큰 어려움이 없다. 지친 몸으로 밥해 먹고 누우면 책 읽기나 글쓰기가 결코 쉽지 않다. 교수 생활을 했으니 책도 잘 읽고 글도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티비나 유튜브 강의를 듣다 보면 꿈길로 직행이다.
하지만 꼭 책 읽고 글을 써야만 공부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관찰하고, 깨닫고, 되새김질하고, 공상하고, 계획 세우는 것도 참 좋은 공부라고 믿는다. 주민들과는 인사, 덕담, 나눔, 봉사를 통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도시에 계신 퇴직자의 삶과 행복의 조건도 시골과 비슷할 것이다. 일, 공부, 사교 활동을 균형 있게 조화시키고 긍정적 역발상으로 남은 인생을 잘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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