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라면 사실 보도와 주장 보도를 엄밀히 구별한다. 사실과 수사도 구별한다. 구별 않는다면 사이비 언론이다. 최근 사이비 언론이 부쩍 늘었다.
사실과 주장을 교묘히 뒤섞어 국민을 현혹하고, 사실과 수사를 뒤죽박죽해 혹세무민하는 무리가 늘었다. 필자는 20여 년 전부터 언론계 후배들과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숫자를 제시하고 통계를 인용하라'고 말해 왔다.
요즘 고민이 생겼다. 집회에 모인 사람 숫자 때문이다. 필자의 현장 경험으로 한국에서 백만 단위의 인파는 1987년 1노 3김의 대결 당시 서울 여의도 광장의 대규모 유세, 2002년 월드컵 4강 당시 서울 광화문 거리 응원 정도 아닌가 싶다.
45인승 버스로 1만 대를 동원해야 45만 명이다. 버스 1만 대면 100㎞ 구간에 늘어서게 된다. 지하철 한 칸에 숨 쉴 수 없을 정도로 타면 300명쯤일 것이다. 8량 편성의 지하철이면 모두 2천400명, 지하철이 6분 간격으로 운행하니, 1시간이면 10편, 1시간 동안 승객 전원이 그 역에서 내린다고 가정해도 2만4천 명이다.
10시간 내내 내려야 24만 명이다. 지하철이 통째 비워지지도 않고, 10시간 내내 모든 승객이 그 역에서 내리지도 않겠지만. 그러니 잘돼야 서초동 군중은 5만~6만, 광화문은 10여만 명쯤 될 것이다. 불신의 숫자는 군중 집회의 군중 수만이 아니다.
현안에 대한 클릭 건수, 댓글 건수, 여론 조사 지지율 등도 못 믿을 숫자들이다. 예산 결산, 사회 통계, 경제 통계도 못 믿고, 투표 결과 집계도 못 믿는다. 통계 불신은 국정을 혼란케 할 것이다.
선거 결과 불신은 민주주의의 토대를 파괴할 것이다.
숫자를 수십 배씩 뻥튀기하고 멋대로 속이는 자들이, 뭔들 못 조작하고 뭔들 못 속이겠는가? 숫자만큼은 제발 속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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