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원화랑 김명순 '사색의 정원-꿈을 꾸다'

김명순 작
김명순 작 '사색의 정원'

짙푸른 밤하늘을 배경으로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파초처럼 넓은 잎들. 그 잎에 사뿐히 앉은 새를 한 마리의 말이 목을 돌려 바라보고 있는 그림에 말의 등허리 저 멀리에 달이 떠 있다.

김명순의 작품 특징은 이렇듯 짙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순백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이 두 대상이 보여주는 대위법이 가장 인상적이다. 그림 속 사물과 사물관의 관계도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게 처리하면서, 사물들에게서 느끼는 작가의 상념을 밀도 있게 빚어내는 조형언어가 '사색의 정원'이라는 작품 명칭과 너무 잘 어울리고 있다.

동원화랑은 한 편의 시처럼 정감 있는 김명순의 작품을 모아 '사색의 정원-꿈을 꾸다'전을 열고 있다.

작가의 화면에 등장하는 초승달, 별자리, 말, 종이배 같은 오브제는 그의 기억에 저장된 모종의 추억들이 상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그런 상념이나 추억들이 서사로 명확하게 화면에 노출되지는 않는다. 대신에 사랑, 그리움, 설렘, 기대와 같은 감정들이 작품의 배면에 깔려 있다.

'달빛조차 가만히 내려앉은 밤/나의 뜨락에 조용히 날아든/그대는 누구인가/사색의 정원엔 오늘도 살가운 바람이 분다'

김명순의 작품에서 그 '살가운 바람'을 느끼려면 보는 자의 섬세한 감성이 요구된다. 짙푸른 밤하늘 리드미컬하게 얽힌 흰색의 나무들은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원천이다.

작가는 30여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뉴욕 파리 상해 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는 30일(토)까지.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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