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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한 박자 빠른 '대여 투쟁'…필리버스터 강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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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앞서 4+1협의체 대항 기선 제압
토론 안 끝날 땐 '상정 불가'…내부단속 등 목적 작용한 듯

'유치원3법·데이터3법·민식이법'등의 통과가 예상됐던 정기국회 본회의가 자유한국당의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 영향으로 파행을 겪은 29일 더불어민주당(왼쪽)은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자유한국당은 본회의장 안에서 서로를 탓하며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왜 민생법안 처리 무산의 비난이 쏟아질 것을 알고도 29일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정치권에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대치하고 있는 여야의 본격적 '전투'가 이날 본회의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시급히 처리되기를 바라는 여러 건의 비 쟁점 민생법안이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날 본회의에 오른 거의 대부분의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등 예상보다 일찍 '칼'을 빼내들었다.

이에 대해 여의도에서는 황교안 대표 단식 이후 당내 강경 기류가 확산했고 ▷여야 충돌 전 기선제압 ▷국회의장 견제 ▷내부단속용 카드 등의 목적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당수(黨首)가 단식 중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대여투쟁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한국당 내부에서 급속하게 퍼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대표가 엄동설한에 노상에서 곡기까지 끊으며 결기를 보여줬는데 현역 의원들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빗발쳤고 이런 분위기가 필리버스터 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아울러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 협의체를 앞세워 제1야당을 압박하고 있는 여권에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점을 각인시키고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쟁점법안 처리에 앞서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쟁점법안 처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의장의 선처에 기댈 것이 아니라 국회의장이 쓸 수 있는 카드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12월 3일 패스트트랙 법안의 상정 자체를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장이 예상하지 못했을 때 필리버스터를 시작해야 했다"며 "토론이 종결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 안건을 상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달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내부결속과 시선이동을 위해 초강수를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더십 위기를 단식으로 돌파한 황 대표의 사례를 나 원내대표가 참고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당 소속 현역 의원들이 똘똘 뭉쳐 대여투쟁에 골몰하고 있어야 현 원내대표 재신임이 쉬워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의 일격에 허를 찔린 여당은 4+1 협의체를 조기 가동해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재적 5분의 3, 177석 동의)시키는 방안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 무산으로 여야가 합의한 국회 일정은 하나도 없게 돼 국회는 당분간 공전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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