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카페. 계산대 옆에 '노스터디존'(No study zone)이라고 적힌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학업 정진을 위한 장시간 공부나 독서는 도서관을 이용해 달라"고 적혀 있었다.
2016년 문을 연 이 카페는 '24시간 영업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른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몰리자 지난 4월 노스터디존을 도입했다. 카페 업주 A씨는 "대학생들이 찾아와 장시간 진을 쳤고, 밤새도록 자리를 차지하기 경우도 적잖았다"며 "주변 상인들까지 '도서관을 차렸느냐'고 농담을 하는 통에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카페에 긴 시간 눌러 앉아 공부나 독서를 하는 '카공족'이 늘어나면서 '노스터디존'을 선언하는 카페들이 늘고 있다. 공부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공부하기 불편한 책상과 의자까지 도입하면서 이들을 거부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한 대학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지난 3월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교체하면서 '노스터디존'을 도입했다. 공부를 아예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무릎 높이의 낮은 책상과 등받이 없는 스툴(Stool) 의자만 놓아두는 식으로 사실상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 것이다.
B씨는 "불편한 자리 탓에 손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카공족들의 폐해가 너무 커 시설 교체를 감행했다"며 "이후 매출이 60% 가까이 올랐다. 시험기간 때마다 일부 학생의 항의도 있지만 가게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털어놨다.
카페 업주들이 엄연한 '손님'인 카공족을 거부하게 된 건 이들로 인해 떨어지는 좌석 회전율 때문이다. 한정된 좌석에 카공족들이 몇 시간씩 자리를 차지, 다른 이들의 이용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B씨는 "치솟은 월세와 인건비 탓에 회전율이 중요한데, 혼자 4인석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시키고 자리를 맡아둔 뒤 식사까지 하고 돌아오는 이들도 있었다"며 "이 때문에 다른 손님들이 자리가 없어 그냥 나가는 일이 잦았다"고 했다.
카공족이 많다 보면 오히려 일반 손님들이 눈치를 보게 된다는 점도 '노스터디존' 도입에 영향을 미쳤다. A씨는 "곳곳에서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들어와 앉은 손님들도 '대화하기 어렵다'며 눈치를 보더라"고 전했다.
노스터디존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학생 C(24) 씨는 "카공족이 아니어도 카페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 많다. 돈을 내고 이용하는 손님인 만큼 좌석을 이용할 권리도 똑같이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취업준비생 D(29) 씨는 "도서관이 답답해 카페를 찾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몇 시간씩 자리를 차지하는 건 지나치다. 결국 이들 탓에 모두 피해를 입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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