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교안 "수도권 험지로 출마"…중진에도 '험한 길' 요구

영남 다선 의원 텃밭 사수 위기감…한국당 공천 물갈이 폭 커질 전망
이낙연 총리와의 종로구 '빅매치' 성사 여부 관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15 총선 최대격전지인 수도권, 그중에서도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한국당 공천 국면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제1야당 대표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 오는 총선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를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황 대표가 공천정국에서 자신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당의 중진들도 '험한 길' 동행을 요구하면서 한국당 공천 물갈이 폭이 커지는 것은 물론 영남 중진들의 자리 지키기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황 대표는 3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 장외집회에서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며 "이 정권이 아무리 악랄해도 우리가 뭉치면 이긴다. 통합을 위해 저부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황 대표는 "우리 당에 중진 의원들 계시는데, 중진 의원분들께서도 험한 길로 나가주시면 좋겠다"며 "저부터 험지로 가겠다. 우리 당에 뜻있는 모든 의원, 모든 동지가 험지로 가서 죽어서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황 대표가 수도권 출마를 약속함에 따라 정치권의 관심은 단연 현재 대선주자 선호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 대표의 서울 종로구 '빅매치' 성사 여부다.

다만 정치경력이 풍부한 이 총리와 달리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하는 황 대표로선 부담감이 큰 승부일 수밖에 없다. 종로라는 지역적 상징성에다 이 총리라는 상대를 만나 만일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차기 대선 도전이 힘들 수도 있는 것.

험지 동행을 공개적으로 요구받은 당 중진들의 위기감도 증폭되고 있다. 황 대표의 요구가 지역구엔 초·재선만 남기는 등 세대교체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아직은 황 대표의 표현 그대로 '수도권 험지' 중 한 곳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정도"라며 "언론이 재미있어 할 '곳'과 전략적으로 당이 이겨야 할 '지역'은 다를 수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황 대표가 중진들의 험지출마 동참을 촉구함에 따라 한국당의 텃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남지역 공천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당 대표가 선당후사의 각오로 몸을 던지며 한 부탁을 중진들이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탓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적어도 당의 우세지역인 영남에서는 중진들이 현 지역구에서 선수를 더 쌓겠다는 의지를 밝히기 힘들어지지 않겠느냐"며 "무엇보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황 대표의 대권경쟁자들도 부담감을 안게 됐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황 대표가 중진들까지 험지대열에 포함한 건 공천 살생부 또는 기준을 밝힌 것으로 봐야 하지 않나"며 "또한 보수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자 다 내려놓는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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