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노년기를 인생의 황금기로 보내는 이들의 이야기다. 결코 무기력하거나 수동적인 노인의 이미지가 아니다.
대구 달성군에 살고 있는 안시영(69·여) 씨는 포기하다시피 했던 삶을 노년기에 되살렸다. 가정사로 힘들었던 안 씨는 내성적인데다 사람들 앞에 잘 서지도 못해 집으로만 파고들었었다. 그러던 안 씨는 현재 달성군노인복지관 연극동아리 '꽃피는 청춘'에서 회장을 맡고 있다. 연극인의 삶을 5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의 삶이 180도 바뀐 비결은 무엇일까. 10년 전만 해도 안 씨는 세상 불만을 다 가진 사람이었다고 했다. 60세가 됐을 때 우울한 기분만 매일같이 엄습해왔다. 모든 게 불만이었다고 했다. 왜 내 인생이 이럴까, 이렇게 늙다가 어느 새 죽어버리는 걸까 등 부정적인 생각은 안 씨의 마음을 갉아먹었다. 마음이 아프니 몸도 따라 아팠다. 죽을 날만 기다리는 사람처럼 살던 그는 어느날 문득 '내 인생 이렇게 끝내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또래가 모인다는 노인복지관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곳에 나가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이리저리 다녔다. 동년배의 노인들이 멋있고 곱다는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안 씨 자신도 매일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했다. 그러길 1년. 우스갯소리로 얼굴 주름라인이 바뀌었다.
연극으로 활력을 찾은 안 씨가 존재감을 느끼는 건 자신의 능력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때다. 그는 연극을 하며 익힌 연기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했다. '재능나눔'이다. 매년 달성군에 있는 어린이집을 돌며 연극을 통한 성교육을 한다. 아이도 낳아보고, 길러봤기에 자연스러운 연기는 관객의 반응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폭발적이다. 열심히 연기해야할 이유가 늘어난다.
안 씨는 "오늘이 제일 행복한 날"이라 매일 말한다. 몸이 조금 말을 듣지 않는다 해서 불평하기보다 적응하고 즐겁게 살 방도를 찾는다. 안 씨는 "딸이 나한테 늙으면 엄마처럼 살고 싶다고 말한다. 성공한 인생 아니냐"며 되물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