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순석의 동물병원24시] 노령동물의 가정재활운동과 레이저치료

퇴행성 관절질환과 수술 후 세포 재생과 통증 경감을 위해 레이저 치료가 적용되고 있다. 동물이 편안하게 안겨서 레이저 조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노령동물과 허약한 동물에게 적합하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퇴행성 관절질환과 수술 후 세포 재생과 통증 경감을 위해 레이저 치료가 적용되고 있다. 동물이 편안하게 안겨서 레이저 조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노령동물과 허약한 동물에게 적합하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반려견도 나이가 들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몸이 약해지고 퇴행성 관절질환이 발생한다.

공주(페키니즈, 15세)가 기저귀를 차고 내원하였다. 공주는 어릴적 슬개골 탈구 수술을 받았었고 척추유합(척추가 융합되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앓으면서 최근들어서는 뒷다리를 딛지 못하고 소변마저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차야하는 상태였다. 가족들은 수술을 해서라도 회복하기를 바랬지만 나는 "나이 많은 공주에게는 수술이 아닌 재활 치료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노력으로 공주는 두달 뒤, 스스로 보행이 가능해졌고 이전 보다 더 건강해지고 있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 퇴행성 관절질환이 발생한다. 어깨관절, 엉덩이관절, 요추유합 등의 퇴행성관절병변이 있는 공주(15y,페키니즈)의 엑스레이 사진(아래)과 2달 후 건강해진 모습.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 퇴행성 관절질환이 발생한다. 어깨관절, 엉덩이관절, 요추유합 등의 퇴행성관절병변이 있는 공주(15y,페키니즈)의 엑스레이 사진(아래)과 2달 후 건강해진 모습.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공주가 뒷다리 보행 장애를 이겨낸 사례는 노령동물과 골관절질환을 앓고있는 모든 반려동물에게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이처럼 고령의 반려동물이 퇴행성 골관절질환으로 보행이 불편해질 때 효과적인 가정에서의 재활 운동을 소개한다.

노령동물의 퇴행성 관절질환 치료의 대원칙은 통증관리와 근육량 증가에 있다.

통증 관리는 전적으로 수의사의 처방에 의존해야 한다. 수의사는 동물의 혈액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적합한 진통제와 영양요법을 병행한다. 통증이 어느정도 관리되는 시점부터는 근력증가를 위한 재활 운동이 이뤄져야 한다. 정신적으로 쉽게 위축될 수 있는 노령동물의 특성 상 통증의 개선 없이 무리한 재활운동은 역효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노령동물의 노화는 근육량에 반비례한다. 근육과 인대가 건강하면 관절의 손상을 막아주고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염증과 통증을 완화시킨다. 반면에 통증이 지속되어 보행을 기피하면 근육과 인대는 급속히 위축되어진다. 노령동물에게 근육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근감소증(Sarcopenia)을 의미하며 사망에 이르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노령동물의 재활 운동은 자발적인 보행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보행의지를 키워주기 위해서 먹거리나 애착어린 장난감을 이용할 수 있다. 사료는 한곳에 담아 주기 보다는 한 알씩 흩뿌려주거나 수건 아래에 감추어 줄 수도 있다. 특정 보호자를 의존하는 동물이라면 보호자가 자주 이동하며 동물이 안겨오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동물이 자발적으로 이동하려는 동기를 만드는 것이 재활운동의 첫 단계이다. 동물이 스스로 이동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 간식이나 칭찬이 보상으로 주어지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이동할려는 의지가 있지만 제대로 서는 게 불가능해서 넘어지거나 부딪치는 경우라면 허리 또는 양측 뒷다리를 붕대나 수건으로 견인하여 도와줄 수 있다. 단, 최소한의 도움이 효과적이다.

체중의 감량이 필요하다. 뒷다리 보행이 어려운 만큼 상대적으로 앞다리로 몸무게를 지탱해야 하기 때문이다. 체중이 과할수록 앞다리로는 체중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며 동물의 보행의지는 감소한다. 치료 목적이던 예방 목적이던 과체중은 반드시 감량돼야 한다.

보호자는 발목, 무릎관절, 엉덩이 관절을 부드럽게 마사지하거나 회전시키며 근육과 인대가 굳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ROM). 발바닥이 지면에 닿아 체중을 받치듯이 보호자가 손가락으로 발바닥을 밀쳐주면서 발목 뒷부분의 비복근(종아리근육)과 아킬레스건이 단단하게 신장되도록 반복하여야 한다.

보행 장애로 기저귀를 차고 내원했던 공주(15y,페키니즈)는 가정에서의 자발적인 재활운동을 통해 2달 뒤 스스로 걷게 되었다. 가정에서 마련한 미끄럼 방지 매트 위를 걷는 공주의 모습.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보행 장애로 기저귀를 차고 내원했던 공주(15y,페키니즈)는 가정에서의 자발적인 재활운동을 통해 2달 뒤 스스로 걷게 되었다. 가정에서 마련한 미끄럼 방지 매트 위를 걷는 공주의 모습.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바닥재는 미끄럽지 않은 재질을 깔아준다. 푹신한 담요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발바닥 패드 관리도 중요하다. 동물들이 핥더라도 해가 되지않는 코코넛오일을 패드에 자주 발라주며 보습상태가 유지되도록 관리한다.

발톱은 깎기 어렵다면 갈아줘야 한다. 발바닥 패드가 지면과 밀착하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발톱은 항상 잛게 유지돼야 한다.

최근에는 퇴행성 관절질환과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세포 재생과 통증 경감을 위한 레이저 치료가 적용되고 있다. 동물이 의사에게 편안하게 안겨서 레이저를 쬐기 때문에 노령동물과 허약한 동물에게 적합하다.

디스크질환은 재활운동을 시도하기 전에 수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척추 신경의 압박 정도에 따라서는 재활 운동이 신경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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