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계속되는 경기 불황 속, 대구 지역 백화점 매출은 명품 브랜드의 입·폐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이 7천9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8년과 비교해 9.5%라는 놀라운 신장률을 보였고, 현대백화점 대구점 매출은 6천404억으로 2018년 대비 2.8% 증가했다.
단순 수치상으로 비교하면 대구신세계의 압승 같아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대구에서 가장 넓은 매장 면적(10만3천㎡)을 가지고 있는 대구신세계에 비해, 현대 대구점은 면적이 절반(5만6천10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지·관리비나 인건비 등을 감안한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현대 대구점이 우위의 입장에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신세계는 객단가(고객 1명당 구매가격)가 현대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안다. 그만큼 효율은 떨어지는 셈"이라며 "더구나 지역 법인으로 설립돼 초기 투자금을 만회하고 재투자하는데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구신세계와 현대 대구점은 소리없는 전쟁 중이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현대 대구점에만 입점해 있는 최상위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와 샤넬 매장을 뺏고 수성하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에르메스와 샤넬은 지역마다 매장 수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두 개 백화점 모두 이들 매장을 갖긴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롤렉스 매장이 들어서고, 그보다 앞서 프라다 매장이 들어서면서 매출 신장을 견인한 측면이 있다"며 "백화점 전체 매출 중 명품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지만 이로 인해 파생되는 다른 매출도 무시할 수 없다보니 최상위 명품 유치에 사활을 거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현대·신세계 등 넓은 매장을 앞세운 유통 공룡들의 잇단 대구 진출에 유명 명품 브랜드 상당수를 뺏긴 롯대 대구점과 대구백화점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신세계 오픈 이후 뤼이뷔통과 사넬, 롤렉스 매장 등 알짜 명품 브랜드가 줄줄이 빠져나간 롯데 대구점은 지난해 손익분기점 아래로 뚝 떨지면서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신세계 오픈에 대응하기 위해 롯데 대구점은 지난 2016년 12월 내부 면적을 3만3천㎡에서 5만㎡로 확장하고 공연장을 새로 꾸미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빠져나간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미 2011년 현대백화점 오픈때부터 뤼이뷔통 등 주요 명품 매장들이 하나씩 빠져나간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가파른 하락세를 면했다.
유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은 온라인 쇼핑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일반 브랜드 구성 만으로는 백화점 매장을 차별화하기 힘들다보니 명품 브랜드 유치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풀이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