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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아이돌 판에 밤이 찾아오나

Y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남자 아이돌 그룹
Y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남자 아이돌 그룹 '트레저'의 단체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이맘때쯤, 그러니까 '버닝썬 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 '아이돌 탐구생활' 코너에 쓴 글의 소재를 살펴봤다. 이맘때쯤 쓴 게 2019년 아이돌 신에 대한 전망이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하나 밖에 맞춘 게 없다. 방탄소년단이 순항할 거란 내용은 맞췄지만, 대항마는 나오지 않았다. 프로듀스X101은 조작 논란이 터지면서 처참하게 부서져버렸고, 워너원 출신 멤버들은 다행이 자신의 몫을 해나가며 솔로활동 및 팀활동을 부단히 해 나가고 있었다. 새로운 얼굴을 보기 쉽지 않다고 했지만, 그래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잇지(ITZY)라는 신인이 등장해 지난해 아이돌 판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긴 했다. 그만큼 뭔가를 예측한다는 건 해당 판에 대한 깊고도 깊은 공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나의 공력은 이 코너에 글을 쓰기 부끄러울 정도로 얕긴 하다.

얕은 공력이나마 이용해서 올해의 아이돌 판을 조금 들여다보기로 했다. 사실 지난해 터진 여러가지 안 좋은 일들의 영향이 올해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예를 들자면 버닝썬 게이트 이후 빅뱅의 완전체는 큰 기대가 되지 않는다. 이미 승리는 이 바닥에서 논외의 위치로 물러난 사람이고, 지드래곤이 나름 이런저런 외부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워낙에 사건사고에 많이 연루돼있다보니 이를 모두 물리칠 수 있을 정도의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면 빅뱅을 다시 쳐다보기는 쉽지 않겠다. 문제는 소속사인 YG도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이라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의 진을 필두로 시작될 92년생 아이돌들의 줄줄이 입대도 아이돌 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봐야 한다. 진 이외에도 '비투비'의 임현식, '위너'의 김진우, 이승훈, '엑소'의 수호, 백현, 첸, 찬열, '빅스'의 켄, '몬스타엑스'의 셔누, '펜타곤'의 진호 등등이 올해 입대 예정이다. 특히 엑소의 경우 대부분의 멤버가 입대를 앞두고 있어 한동안 완전체로 만나기 힘들 가능성이 크고, 방탄소년단의 경우도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시점에 진의 입대 이후 어떻게 활동을 꾸려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대형기획사인 SM과 YG에서 신인이 나올 것이란 예고다. SM은 올해 남녀 신인 아이돌 그룹을 각각 한 팀씩 데뷔시킬 계획을 발표했고, YG 또한 남자 아이돌 그룹인 '트레저'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트레저'의 데뷔를 좀 더 눈여겨보게 되는 게 현재 YG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폭발력이 있을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지금 분위기로만 보면 아이돌 판은 2000년대 초중반 아이돌계가 살짝 가라앉아 있던 그 시기의 전조가 느껴진다. 차트는 발라드 음악이, TV는 댄스 음악이 나눠먹던 그 시기의 그림자가 슬쩍 드리워진 것이다. 아이돌 신은 이 그림자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 그림자가 지나가면 아이돌 신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꾹 참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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