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봉준호의 '기생충' 아카데미 석권, 세계 영화사 새로 썼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올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하는 대업을 일궜다. '기생충'은 세계 최대의 영화상인 오스카 92년 역사를 새로 썼고 아울러 101년 한국 영화사에도 독보적인 금자탑을 세웠다. K-POP에 이어 한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 무대에 우뚝 선 기념비적 성과다. 또한 어지러운 정치적 상황과 경기 침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등 겹악재로 힘겨워 하는 국민들에게 모처럼 날아든 낭보다.

영화 '기생충'이 세계 영화시장에서 받고 있는 주목과 성공은 경이로울 정도다. 이미 전 세계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100개가 넘는 트로피를 받은 데 이어 드디어 세계 영화계 본산인 미국에서 오스카마저 거머쥐었다. 아시아권은 물론이고 비영어권 영화로서 첫 수상 사례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다 받은 것도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마티' 이후 64년 만이고 역대 두 번째라고 하니, 수상의 가치가 더 빛난다.

'기생충'이 예술영화제의 대표 격인 칸 황금종려상에 이어 상업영화제의 간판 격인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음으로써 대한민국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다 갖춘 영화를 배출하는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빈부 격차와 같은 보편적인 소재를 독창적 영화 문법으로 풀어낸 봉준호표 '기생충'의 성공은 '웰 메이드 인 코리아' 문화 콘텐츠를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봉준호표 영화뿐만 아니라 가수 BTS, 싸이,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 한국이 만들어내고 있는 문화 콘텐츠는 '한류' '신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 시장에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난 봉 감독이 세계 영화계 최고봉에 오른 모습을 보는 대구 시민들의 기쁨과 자부심은 더 각별하다. 영화 '기생충'의 세계적 성공을 만들어낸 봉 감독과 출연진·스태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신한류가 세계 무대의 중심에 굳건히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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