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과 싸우고 약자를 돕는 영웅으로 그려지는 남자 주인공, 남자 주인공으로부터 구조를 기다리는 여자 주인공. 혹은 부엌에만 있는 엄마와 거실에만 있는 아빠.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책 속 고정관념이다.
그림책은 어린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고 경험하는 매개가 되며, 성인이 됐을 때의 역할모델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지난해 대구지역의 여성 소모임 '책과 콩나물'이 그림책 속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성평등 가치를 확산하는 데 앞장선 이유다.
최선미 '책과 콩나물' 소모임 대표는 "영화나 책 등 현재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젠더 관점에서 분석하면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남성 중심의 성별 편향적인 경향을 보인다"며 "기존의 그림책을 젠더 관점으로 분석, 재해석하고 성평등 그림책을 발굴하는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책과 콩나물은 소모임을 통해 이같은 정보를 쌓아나갈뿐 아니라, 성평등 그림책 추천 목록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이처럼 함께 모여 재능을 키우고, 새로운 꿈을 키우는 대구지역 여성들이 늘고 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운영하는 '풀뿌리 여성조직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것.
지난해에는 ▷다문화 여성들의 명절나기 모임 ▷장애 여성들의 아름다운 캐리커처 그리기 모임 ▷이공계 경력단절 여성들의 수리과학 모임 ▷전업맘과 취업맘의 공동 육아 모임 ▷발달장애 자녀를 둔 엄마들의 모임 등 총 12개 소모임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여성예술가 소모임인 '삼민일지'는 지원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초록감각'이라는 이름으로 고유번호증을 발급 받아 제1호 비영리기관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높은 잠재력을 가진 여성 소모임을 지원하는 사업은 올해도 이어진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내달 6일까지 ▷여성일자리 창출 및 여성인재 양성 ▷일·생활 균형 및 다양한 가족가치 확산 ▷여성 권익증진 및 양성평등 문화 확산 등 3개 분야의 소모임을 공모한다. 선정된 소모임에는 신규 100만 원, 기존 200만 원 등의 시드 머니(seed money·쌈짓돈)가 지원된다.
최선미 '책과 콩나물' 소모임 대표는 "여성들이 사회에서 활동하고자하는 욕구는 물론 축적된 역량이 높은 편임에도,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로 그것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들이 아이디어를 외부에 표출하고, 함께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높은 활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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