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택배기사님 힘내세요!"…마스크·음료수 선물 '훈훈'

'코로나19'에 평소보다 2배 이상 배달 늘어…'설 명절' 방불케 해
전화, 문자로 '힘내세요' 격려…고객들 훈훈한 감사 메시지

김민정 씨가 택배기사님께 힘내라며 남겨둔 메시지와 마스크. 출처=네이버 카페
김민정 씨가 택배기사님께 힘내라며 남겨둔 메시지와 마스크. 출처=네이버 카페 '경산맘들모여라'

경산에 살고 있는 주부 김민정(36) 씨는 지난 주 대구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매일같이 생필품을 택배로 주문하고 있다. 김 씨는 자신뿐 아니라 아파트단지 주민 상당수가 그렇다는 걸 알고는 택배기사에게 감사함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에 매번 마스크와 감사 인사를 적은 쪽지를 집 앞에 두고 있다.

그는 "택배마저 끊기면 우리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고생하는 기사님들께 제일 필요한 게 마스크일 것 같아서 내가 외출을 덜 하고 남아 있는 여분의 마스크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구지역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생필품 주문이 늘자 고생하는 택배기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직접 마트 등에서 장을 보는 대신 택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택배기사에게 음료수와 마스크 등을 선물하며 감사를 표하고 있는 것.

최근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정문에는 택배기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정수기와 커피를 비치해 두기도 했다.

대구 수성구 지역에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기사 A(50) 씨는 "택배기사 경력 20년에 이렇게까지 일이 몰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루 평균 배송이 기존에 200건 정도였다면 지난 20일부터는 2배 가까이 늘어 하루 350~400건에 달한다고 했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일할 경우 물품 하나를 배달하는데 2분 남짓 걸리는 셈이다.

택배 배송이 많지 않던 생필품 물량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잘 없었던 물과 라면, 마스크 등의 배달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대면 접촉을 꺼리고 있지만, 전화나 문자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분들 덕분에 힘을 얻는다"며 "택배 주문자들 가운데 '문 앞에 음료수를 놔뒀으니 드시고 힘내시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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