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 소식 후 손님이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오죽하면 대출 내서 월세 내야 할 판 이라는 얘기가 나오겠습니까. 건물주께서 이런 사정을 먼저 헤아려 임대료를 50% 내려주신다고 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호텔(북구 두호동) 내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대구경북지역 확산 이후 최근 10여일간 매출이 70%이상 급감했다고 말했다.
100여개 이상의 음식점과 술집 등이 모여있는 이 해변가는 코로나19사태 이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A씨 호프집도 매출이 3분의 1 이하로 떨어져 수백만원의 월세를 내기가 막막했지만, "코로나19 로 어려울테니 일단 2월과 3월 두 달은 임대료를 절반만 받고, 상황이 길어지면 그 때 임대료를 또 생각해보자"는 연락을 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이 같은 착한 건물주 운동이 확산되면 많은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견딜 힘을 낼 수 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대구경북에서 '착한 건물주' 운동이 확산되는 추세다.
20일 대구 서문시장을 시작으로 동성로에서도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낮췄고 수성구와 달서구에서도 임대료 인하 사례가 나왔다. 공간 공유 스타트업 '스페이스클라우드'가 만든 착한건물주 웹사이트에 등록된 임대료 인하 건물은 27일 기준 모두 49곳으로 이 중 8곳이 대구경북에 있다.
최근 동성로에서 임대료를 내린 한 대구 건물주는 "훈훈한 사례가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자극을 받는 건물주들이 많다. 민간 주도로 이런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건물주와 세입자는 공동운명체인 만큼 상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에서도 '착한 임대인' 1호가 탄생했다.
영주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시민운동으로 추진한 '착한임대인 운동'이 첫번째 성과를 거뒀다.
차건철 영주시상인협회장은 28일 자신의 상가 임대료를 '코로나19'가 종료될 때까지 월 50% 낮춰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차 회장은 "저 또한 상가를 운영하고 있어 상인들의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며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6월까지 임대료를 내려받는 건물주에 내린 임대료의 절반만큼 세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또 특정 시장 내 점포의 20% 이상이 임대료 인하에 동참할 경우 해당 시장에 노후 전선 정비, 스프링클러 설치 같은 화재 안전 패키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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