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부겸 vs 주호영' 수성갑 격돌…손해 볼 건 없다?

김부겸, 이기면 확실한 대권, 져도 재기 가능 …주호영, 이기면 확실한 TK 맹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6일 오후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을 수성갑으로 공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맞붙게 됐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6일 오후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을 수성갑으로 공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맞붙게 됐다. 연합뉴스

4·15 총선 대구 수성갑에 여야 4선 중진 국회의원 간 대진표가 짜이면서 이 지역의 정치 역학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 정치 1번지인 이 지역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 간 혈투가 벌어지면서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김 의원은 정치적으로 다소 가벼운 통합당 기존 후보 중 한 명을 상정해 선거 전략을 구상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같은 4선에다 인간적으로 가까운 주 의원이 링 위에 올라온 격이다. 김 의원은 "통합당이 대구 정치를 황폐화시키는 것 아니냐"며 "누가 되더라도 국회에서 제 몫을 할 중진인데, 통합당이 대구를 아끼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4년 전 수성을 공천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던 주 의원은 이번에는 수성갑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5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대구경북 중진 공천배제(컷오프)에도 살아남는 저력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주 의원은 "수성갑을 확실하게 되찾아야 하는 중앙당 입장에서 (저를) 수성을에서 쉽게 이기도록 놔두는 게 전력 낭비라고 판단한 듯하다"고 했다. 중앙당에서 확실하게 이기는 카드를 냈다는 얘기다.

하지만 두 사람 간 대결이 서로에게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TK 민심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단숨에 여권의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승부가 쉽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정치 초보와 경쟁하는 것보다는 4선의 주 의원과 대결하는 게 정치적으로 상처가 덜 하다는 얘기다. 이기면 확실한 대권주자가 되고 패하더라도 재기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 의원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구도다. 당에서 일찌감치 중진 험지 차출론이 나왔고, 당 대표마저 사지에 내몰린 상황에서 주 의원의 수성갑 이동은 나름 험지로 옮겼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더욱이 김 의원을 꺾고 수성갑을 되찾을 경우 TK의 맹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정치적 무게감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대구 정치 1번지 유권자라는 자존심이 있는 수성갑 주민들에게 수성을에서 옮긴 명분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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