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안 '맛수러움', 매운탕 100개 기부…"힘내라 대구경북"

라주영 대표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때 도와주신 마음, 잊지 않고 보답"

태안 수산물 전문업체
태안 수산물 전문업체 '맛수러움'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 중인 대구경북민에게 우럭매운탕 100개를 기부하고 있다. 페이스북 '실시간 대구'

태안의 수산물 전문업체 '맛수러움'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 중인 대구경북민을 선정해 우럭매운탕 100개를 기부하고 나섰다.

12일 맛수러움과 페이스북 '실시간대구' 등에 따르면 맛수러움은 대구경북민의 고통을 위로하고자 지난달 말부터 반조리 우럭매운탕 포장제품 기부 행사를 시작했다.

기부 대상은 대구와 경북에 주소지를 둔 지역민 100명이다. 배송비까지 130만원 이상 들였다.

맛수러움 측은 과거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 호 원유 유출 사고', 이른바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때 대구경북 등 전국에서 이어진 온정에 보답하려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홍콩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 호'와 삼성물산 '삼성 1호'가 충돌, 유조선 탱크에 있던 원유 1만2천㎘(7만8천918 배럴)가 해역에 새 나왔다.

당시 전국 자원봉사자 200만 명이 삽과 흡착포, 헌 옷 등으로 오염된 해안가 기름 제거를 도왔다. 당초 회복까지 수십년이 예상됐으나, 국민 도움 덕에 사고 10년 만인 2017년에는 생태계가 대체로 원상회복됐다.

라주영 맛수러움 대표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그는 우럭 양식업을 하던 아버지가 2년여 만에 어렵게 사업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라 대표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기적' 덕에 태안 주민들이 우려보다 일찍 회복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 이제 내가 어려움에 처한 대구경북민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맛수러움은 당초 대구경북 의료진을 대상으로 이런 행사를 열려다 시민들에게로 대상을 바꿨다. 대구시·경북도에 기부 의사를 밝혔으나 "의사들이 너무 바빠 가공식품조차도 마음편히 먹지 못하고 있다. 감사하지만 마음만 받겠다"는 답변이 돌아와서다.

태안 수산물 전문업체
태안 수산물 전문업체 '맛수러움'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 중인 대구경북민에게 우럭매운탕 100개를 기부하고 있다. 대구 한 임신부가 행사에 당첨됐다며 인증한 식재료 사진. 페이스북 '실시간 대구'

이날 실시간대구는 이 행사에 당첨된 대구 한 임신부 사연을 소개했다.

현재 임신 초기라고 밝힌 이 시민은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코로나 때문에 대구분들 힘내시라고 무료로 우럭 매운탕거리를 보내주신다기에 '설마'하며 댓글을 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이 지나 (업체에서) '오는 10일쯤 매운탕을 받아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친절히 문자도 보내주시고, 오늘(10일) 우럭매운탕이 집으로 도착했다. 가게 사장님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라 대표는 "대구경북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외출마저 자제 중이라고 알고 있다. 집에서라도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드시고, 함께 힘내서 이 위기를 극복하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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