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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사랑요양병원 무더기 확진…소규모집단 확산 막아야

18일 오후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서구청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8일 오후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서구청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서구의 치매노인전문병원인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7, 18일 이틀 사이 75명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한 달이 지나면서 대구경북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떨어지는 등 희망의 조짐이 보이나 했는데, 심상찮은 복병을 만났다. 한사랑요양병원 사례는 앞으로 산발적 소규모 집단 감염에 대한 효과적 차단이 방역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한사랑요양병원 같은 소규모 집단시설은 고령층 기저질환자가 집중적으로 수용돼 있어 그 어느 곳보다 튼튼한 방역망을 쳐야 하는 곳이다. 감염병 고위험 집단인 이곳이 뚫렸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방역의 실패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 일단은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치사 위험성이 높은 이곳 확진자들에 대한 집중적인 치료를 통해 청도대남병원 같은 수용자 다수 사망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본란을 통해 누차 밝혔지만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쉽게 끝날 사안이 아니다.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마무리됐다고 해서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 2·3차 감염에 따른 지역 확산과 소규모 집단시설 감염, 해외 유입 등 우려하던 시나리오들이 잇따라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서이다. 대구시 등 보건당국이 현재 대구 지역 내 397개소 사회복지시설 및 요양병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진행률이 현재 30%에 불과해 앞으로 확진자들이 얼마나 더 나올지 예단하기도 어렵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18일 브리핑에서 "솔직한 마음으로는 (법으로 가능하다면) 통행금지를 내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한 것은 이 감염병과의 싸움이 얼마나 힘들고 엄중한지 짐작게 한다.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위생 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통한 생활 방역의 일상화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고, '아파도 회사·학교에 나간다'를 '아프면 쉰다'는 문화로 정착하는 등 생활양식도 당분간은 바꿀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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