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로 움츠러든 마음을 극복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야외로 나오거나 캠핑을 떠나는 등 심리적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한적한 공원 등 녹지공간에선 가족·친구 단위로 나와 식사를 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19일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만난 서정민(17) 양은 친구들과 떡볶이, 치킨 등 배달음식을 펼쳐놓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서 양은 "개학이 연기돼 새 친구들과 SNS로만 연락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만났다. 놀 곳이 마땅찮아 탁 트인 공원으로 나오게 됐다"고 했다.
공원은 가족, 친구, 연인과 나들이나 산책, 꽃구경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오후 1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엔 가벼운 등산복 차림으로 산책을 하는 사람들과 점심시간을 맞아 마스크를 쓴 채 바람을 쐬러 나온 직장인들이 눈에 띄었다.
건축 감리 일을 하는 김종수(74) 씨는 재택근무 중에도 산책은 빼놓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는 "실내에만 있다 보면 우울해져 식사 후엔 꼭 나와서 몸을 움직이려 한다. 야외에서는 사람들과의 직접 접촉만 조심하면 안전한 것 같다"고 했다.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김관일(62)·권나희(60) 씨 부부도 종종 햇볕을 쬐고 꽃을 보며 기분 전환을 한다고 했다. 권 씨는 "집에서 코로나19 뉴스만 보고 있으면 답답하기만 하다. 이렇게 공원이라도 나와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면 기분이 나아진다"고 했다.

실내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캠핑장을 찾아 해소하려는 이들도 늘었다. 청도에 있는 자동차캠핑장 캠프원 관계자는 "지난 14일부터 매일 문의 전화가 4, 5건씩 온다. 이번 주말에는 10팀 정도 예약이 잡혔다"며 "요즘은 손님들이 알아서 간격을 충분히 띄워 놓고 캠핑을 한다"고 했다.
한 달째 휴장 중인 칠곡보 오토캠핑장의 경우 인터넷 예약사이트를 폐쇄했는데도 예약 문의 전화가 하루에 30통 이상 걸려온다고 전했다.

어린 자녀들이 있어 야외활동을 꺼리는 가정에서는 집에서 캠핑 분위기를 즐기기도 한다. 이현진(40) 씨는 "최근 아이들 방에 난방텐트를 설치해놓고 캠핑 분위기를 냈다"며 "대구에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거의 집 안에서 있었다. 텐트 안에서 아이들의 낮잠을 재우고 김밥도 만들고 하다 보니 우울감이 많이 해소되는 것 같다"고 했다.
박애림(31) 씨도 최근 4살, 1살 딸들과 옥상 캠프를 시작했다. 박 씨는 "빌라 옥상에 텐트를 설치하고 의자를 갖다놓으니 분위기가 그럴 듯하다"며 "옥상에서라도 바깥 공기를 마시며 고기를 구워 먹으니 살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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