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미래통합당 공천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유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문상부 한국선거협회 회장

문상부회장
문상부회장

국민주권의 원리를 대의민주주의 방식으로 실현하는 우리나라에서 선거는 주권자가 자신의 통치기관을 결정·구성하고 선출된 대표자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

더욱이 우리 헌법은 유럽의 선진 민주국가와 달리 선거 이후에는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된 정치권력에 대하여 국민소환과 같은 사후 통제제도를 전혀 두지 않는 '백지위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선거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헌법이 일반 결사와 달리 정당활동의 자유를 더욱 특별히 보호하는 이유는 정당의 정치독점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정당제도의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을 통하여 국민주권의 원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 헌법 제8조 제2항도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러한 취지를 확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에서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민주적 절차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장의2에서는 일반국민도 특정 정당의 당내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국민참여 경선까지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지역주의가 만연된 정치현실 속에서 영남과 호남지역에서 치러지는 공직선거는 특정 정당의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선거가 형식적 절차로 전락되고 국민주권의 원리가 정당주권으로 대체되는 현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실례로 경북지역 선거구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야당 후보들은 본선거 보다 정당 내부의 경쟁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따라서 본선거가 요식행위에 불과한 경북지역에서 진정한 국민주권이 실현되려면 미래통합당의 후보공천은 타 지역의 본 선거에 버금가는 민주적 절차에 의한 공정한 경선이 이루어져만 한다.

그러나 경북 안동예천 선거구에서는 경선 등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유권자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특정인을 갑자기 후보자로 공천한 행위는 유권자가 뽑아야할 국민의 대표를 사실상 정당이 지명하려는 것으로서 국민주권의 원리에 위배되는 반헌법적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일찍이 사회계약론자 루소는 "법을 지배하는 자는 사람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을 지배하는 자가 사람마저 지배하려 할 경우 부정이나 기득권을 영속화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안동예천 선거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바로 법을 지배하는 정치세력이 비민주적인 방법의 후보자 공천을 통하여 사람마저 지배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거두기 어려운 이유다.

이는 정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일 것을 요구하는 헌법에 위반되고, 국민주권의 원리를 침해하는 행위임은 물론, 민주공화국에 대한 배신이고 특히, 안동지역의 선비정신에 대한 모독이다.

이에 대한 반발로 경선의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정치신인들은 눈물을 머금고 몸담았던 정당을 탈당하여 단일화를 위한 시민경선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비록 이번 선거에서는 이를 바로잡기가 어려워 선거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정당이 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함에 있어 오만과 독선에 치우치거나 사익을 추구하는 방법까지 용인하는 의미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신문화의 수도이자 선비정신이 살아 숨 쉬는 안동과 예천의 선거구민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보듬는 길이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육군사관학교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이에 대한 육사총동창회의 반발이 이어졌다. 총동창회는 대통령의 발언이 사...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8'의 역대급 사전예약에 힘입어 구미에서 열린 '2026 갤럭시 런칭 페스타 with 구미' 행사에는 200여 명이 ...
경북 지역 지자체들이 인구 방어선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구미시는 40만명 방어선 붕괴 위기를 겪고 있고, 고령군은 인구 3만명 회복을...
필리핀에서 중국인이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위조하여 전력망 사업에 개입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가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이민국은 로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