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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강제 성금 모금 반대" 대구시 공무원 노조 한 목소리

"강요하는 분위기 조성 'NO'" vs "피눈물 흘리는 시민들을 봐달라"

대구시청사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시청사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시가 모든 공무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성금을 모금하겠다고 밝히자 공무원노조가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이달 27일 대구시는 각 부서에 '5급 이하 공직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3일까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을 모금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대구시는 자율참여 방식임을 강조했다. 강요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개별 성금액을 누설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그러나 대구시 공무원노동조합 단체들은 즉각 반대 성명을 냈다. 새공무원노조는 이날 "마스크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비상근무하는 하위직에게 성금을 요구하는 행위는 성금 취지에 맞지 았다"며 "성금 모금을 중단하고 마스크나 제대로 지원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2천500여명이 노조원으로 가입해 있는 최대 노조 조직인 대구공무원노동조합도 같은날 논평을 내고 "코로나19와의 사투로 녹초가 된 공무원들이 성금까지 고민해야할 판"이라며 "자율에 입각한 새롭고 적절한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시지부 시청지회는 직급별로 3개월간 급여를 반납하기로 한 대구시 4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도 '과잉 충성'이라고 비판했다. 지회는 "자진반납이라는 화려한 겉포장 속에 반강제성을 띤 급여 반납 운동"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대구시는 22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월급 30%를 반납하기로 한 데 이어 24일에는 4급 이상 간부 공무원 197명이 3개월 동안 급여의 50만~70만 원씩을 반납하는 '아름다운 반납' 릴레이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성금 모금과 관련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시 행정포털 내에 있는 '무기명 토론방'에는 '외벌이에 타임푸어(일에 쫓겨 자유시간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인 하급직은 노동력과 시간으로 충분히 기부하고 있다. 강요 비슷한 분위기는 조장하지 마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 등 피눈물을 흘리는 시민들을 봐달라'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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