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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다운되면 출결 관리는?…일선 교사들 '진땀'

중고교 '온라인 매뉴얼' 실종…학생 아프거나 시스템 장애 땐 교육부 기준 없어
학생·학부모 언론 보도만 의지…"방안 내놔라" 청와대 국민청원 봇물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e-학습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e-학습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고3과 중3이 오는 9일 온라인 개학에 들어가지만 운영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교사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지만 아직 출결 및 수업 일수 인정 등에 관한 세부적인 매뉴얼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개학 시 교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시스템 장애나 학생 사정으로 수업을 듣지 않았을 경우다. 이 경우 출석을 일괄적으로 인정하면 학생 간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구 달서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이 아파서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 출결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각 학교가 정해야 한다"며 "기본적인 출결 등에 대해서는 교육부의 기준이 있어야 학교에서 혼선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접속 장애, 서버 과부하 등 시스템 문제 발생 시 이를 수업 일수에 포함시키느냐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교사들 사이에서는 문제 소지를 없애기 위해 출석을 포괄적으로 인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중학교의 정보화 담당 교사는 "한 강의를 며칠 동안 수강하도록 할 것인지, 이 경우 강의를 일부만 들은 학생의 출결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명확하지 않다"며 "분명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결국 출결을 일괄적으로 인정해 주는 방법밖에 없어 학생들이 부실한 태도로 수업에 임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학교로부터 온라인 수업의 구체적 진행 방식에 대한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한 학부모는 "쌍방향 수업 과목 및 진행 방법 등에 대해 학교에 문의해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온라인 개학에 관한 새로운 소식은 언론 보도에만 기대고 있는 실정"이라고 푸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불만을 토로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 2일 올라온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에 관한 구체적 방안을 교육부에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5일 현재 5만9천 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수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개별 학교나 학생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업 중 서버 다운이나 기기 고장 시 일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육청 차원의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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