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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문화예술 아카이브 이야기

박명현 대구문화재단 예술진흥팀

박명현 대구문화재단 예술진흥팀 주임
박명현 대구문화재단 예술진흥팀 주임

흔히 '아카이브 구축'의 의미를 기록을 축척한다로 쓰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19 전세계 실시간 정보도 질병 바이러스계의 아카이브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아카이브(arcchive)란 '기록보관소'나 '기록을 보관하다'라는 사전적 의미로 쓰이며, 주로 컴퓨터 분야나 전문분야에서 사용되었다.

알게 모르게 '포노 사피엔스'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필수 시대가 되면서 아카이브는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익숙하게 녹아든 상태이다. 자연스럽게 녹아든 아카이브 구축을 통하여 재조명하고 활용함으로써 전방위적으로 응용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도 현재 진행형으로 적극 아카이브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가에서 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각 지역의 문화예술 아카이브 구축을 진행·시도하고 있다.

대구는 예향, 문화예술 도시로 1910년대부터 걸출한 문화예술인들을 배출한 곳이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빠른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문화예술의 아카이브는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못하였다. 그로 인해 소실되고 사장된 문화예술의 자료들이 사라져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대구는 대한민국의 근대문화예술의 발원지라고 하여도 손색이 없는 지역으로 1900년대부터 1960년대 근대문화예술의 중심축을 이루었던 곳이다.

2019년 대구시 및 '대구문화'를 중심으로 '대구문화예술 아카이브 구축'을 발표하였고, 각 기관(단체)별 산재된 문화예술의 아카이브를 통합하여 대구문화예술의 전반적인 아카이브 컨트롤 타워로서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하였다. 8년간 아카이브 구축을 담당한 사람으로서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며칠 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디지털 아카이브(온라인 서재)'를 일반인에 공개하였다. 우선적으로 1964년 이후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공연 전시의 역사를 디지털 아카이빙화 하였다. 두 곳의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은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지역 문화예술자료들의 소실과 훼손을 방지하고, 디지털 변환을 통해 영구적 보존의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구문화의 '대구문화예술 디지털 아카이브'와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온라인 서재'는 앞으로 대구 문화예술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는 한국전쟁 이후의 자료들만 있지만, 앞으로는 한국전쟁 이전, 일제강점기의 근현대 문화예술자료들을 발굴하고 수집하여 영구적인 디지털 아카이빙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지역의 원로 예술인들을 찾아다니면서 근대의 문화예술 자료를 수집하고, 개인이 지닌 문화예술자료의 보존을 위해 아카이브 커리큘럼을 개설하는 방안도 있었으면 한다. 일상 속에 예술이 스며든 것처럼, 일상 속에 아카이브가 스며들어 사장 되어 있는 문화예술 자산을 발굴하고 재조명한다면 삶이 한층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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