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인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영상이 공개되기까지 그의 '건강이상설'을 놓고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 결과적으로 '가짜뉴스'가 됐지만, 김정은의 잠행 20일 동안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가 온갖 억측과 혼란에 휩싸였다.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과 관련한 의혹의 눈길은 미국 CNN 방송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각)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앞서 북한전문 인터넷매체 데일리 NK가 김정은이 이달 초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다고 보도한 직후였다.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의 전용병원인 향산 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특각에 머물러 치료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안 그래도 김 위원장이 북한의 '최대 명절'로 꼽히는 김일성 생일(4월15일·태양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온갖 설(說)이 떠도는 상황이었다. 2012년 집권 이후 빠트린 적이 없는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하자 평소 그의 건강 상태와 맞물려 '사망설'과 '위중설' 등이 떠돌았다. 절대 권력을 움켜쥔 권력자의 건강은 체제의 명운과 직결되고 주변국의 외교 안보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한동안 코로나19 뉴스를 밀어낼 정도였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현재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의혹의 눈초리는 숙지지 않았다. 지난 1일에는 미국의 RC-135W(리벳 조인트) 정찰기가 연이어 남한 상공에 출동해 경기 광주, 인천 상공을 비행하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 등 북한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는 초기부터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지난달 21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명의로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며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비슷한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코로나19 연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상황을 특별한 동향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지만, 의혹을 잠재우지 못했다. 동생인 김여정의 대행론 내지는 후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에도 북한이 이례적으로 침묵을 이어간 데다 미국도 전략적으로 모호한 스탠스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사이 총선에서 당선된 북 고위 외교관 출신 태영호 당선인(미래통합당)은 지난달 2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김정은)가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혼자 일어설 수도,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는 점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당선인(미래한국당)은 지난 1일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하고 있다"며 북한 내부 소식통을 근거로 사망설을 제기했다.
정태익 전 한국외교협회장(전 러시아 대사)는 "김정은의 장기 부재는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과의 대화 돌파구를 찾으려는 고도의 전략일 것"이라며 "대북 정보가 전무한 상황에서 탈북자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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