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그래서 지금 나는 가장 행복하다!
과연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아메리칸 셰프'의 주인공 역시 이렇게 외치며 평생 요리에 매달려 산다. 그 덕분에 단란한 가정도, 아들과의 행복했어야 할 시간도 모두 날려 버리게 된다. 하지만 아무런 감정이나 느낌 없이 자신의 본분에만 충실한 어느 요리 비평가가 던진 냉혹한 한 마디에 그의 자존감은 산산히 부서진다. 이런 그에게 식당의 사장은 자신의 식당에 혹시라도 피해를 끼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메인셰프를 다그치기에 바쁘다.
사장은 창작이 생명인 요리에서 생명을 빼고 그저 이전에 하던 메뉴가 반응이 좋다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메뉴만을 만들어 그대로 내어 주고, 그렇게 자신의 식당이 영원히 일류 식당으로 남기만을 바란다. 그리고 그런 경영 마인드를 가진 주인 아래에서 열정과 현실의 충돌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해 가며, 그럼에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앞에 무릎을 꿇고 마는 셰프야말로 화려한 레스토랑 홀 뒤에 감춰진 주방의 민낯일 것이다.
그에게는 어리지만 나이보다 성숙한 생각을 가진 아들이 하나 있다. 아들은 아빠가 요리사인것이 자랑스럽고, 또 자신도 아빠처럼 멋진 요리사가 되길 바란다. 아빠가 직장에서 힘든 일을 당했을 때 아이만의 재치로 엄마의 도움을 얻어내 아빠에게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만들어 주고, 새로운 음식들도 맛 볼 수 있도록 은근슬쩍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이혼 한 아내는 예전부터 권유하던 '푸드트럭'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고, 금전적인 현실을 떠나 전 남편이 가진 요리에 대한 열정만을 오롯이 쏟을 수 있도록 여러가지로 도움을 준다.

자의든 타의든 레스토랑을 나오게 된 셰프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물론 자신의 요리에 대한 열정, 순수함 등을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작은 불씨 하나가 커다란 화마를 만들듯,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도움을 준 아들의 작은 도움은 그에게 정말이지 절실하고 큰 힘이 되었다. 아빠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담아 아들에게 요리사의 상징인 요리사용 칼을 선물 해 준다.
푸드 트럭은 이혼한 아내의 도움으로 구했지만 말 그대로 폐차직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아빠는 자신만의 공간이 생긴 것만으로 이미 흥분에 가득 차 있었고 아들과 함께 트럭 속에 있는 잡동산이들을 꺼내고 청소를 시작한다. 그 일은 무척이나 힘들고 고된 일이기에 틀림없었지만 어린 아들도 더위에 힘들어 하는 뚱뚱한 아빠도 전혀 짜증스러운 내색 없이 오히려 행복한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폐차 직전의 푸드 트럭을 열 살 전후의 어린 아들과 둘이서만 모두 청소하고 정리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마당 한쪽에서 쉬고 있는 라틴계열의 한 무리들에게 도움을 청해 보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인종간의 편견일까, 아니면 '전 와이프가 부자면서 왜 저렇게 구냐'는 식의 비아냥일까. 어쨌든 그들의 도움을 얻지도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가고 어린 아들은 점점 지쳐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그즈음 걸려온 전화 한 통. 같은 레스토랑에서 부하 직원으로 일하던 직원이 부 주방장의 자리를 마다하고 이곳으로 달려 온 것이다. 물론 월급을 못 줄 수도 있다는 말에도 말이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주방의 의리는 아닐까.

그렇게 달려온 부주방장은 라틴계열이었다. 그는 마당 한쪽 구석에서 놀면서도 셰프의 도움요청에는 꿈쩍도 하지 않던 이들에게 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자 그들은 일을 도와주러 단체로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건장한 청년이 몇 명 더 붙으니 푸드 트럭은 금새 말끔한 제 모습을 갖춰갔다. 그리고 고마운 이들을 위해 부 주방장은 쿠바 정통 샌드위치를 만들어 대접한다. 쿠바샌드위치를 처음 맛 본 아들과 유명 레스토랑 수석 셰프 출신인 아빠는 모두 그 맛에 빠져 푸드 트럭의 메뉴는 바로 그 자리에서 '쿠바샌드위치'로 정해졌다.
신세대 아들 덕분에 가는 곳 마다 손님들은 넘쳐 났고 그 푸드 트럭은 지역의 명소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에게 악플을 남겼던 냉소적인 요리 비평가가 그를 찾아 푸드 트럭으로 왔다. 아빠는 당장이라도 멱살을 잡고 썩 나가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요리비평가 역시 그것이 자신의 일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며, 대신 이번 샌드위치는 진짜 대박이라며 함께 가계를 할 생각이 없냐며 제안을 받기까지 한다.
자신에게 악플을 달아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 뜨렸던 이가 찾아와 같이 일을 하자며 손을 내 미는 이 상황. 이때부터 모든 것은 순조로웠다. 푸드 트럭은 더 큰 이름을 얻으며 정말이지 요리비평가와 함께 가게를 차리게 된다. 그리고 이혼했던 전처와는 재결합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되었으며 아들에게는 행복한 가족을 건물로 줄 수 있었다.
이 영화 자체가 의미심장하다거나 무게감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영역의 것은 아닌 듯 같다.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이 타자를 위한 삶이 아닌 자기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으로 마인드를 바꾸는 터닝 포인트는 분명 있다. 다 낡은 푸드 트럭을 고쳐 부주방장이 만들어 준 쿠바 샌드위치에 자신만의 창작이라는 생명력을 불어 넣어 자신만의 '쿠바 샌드위치'를 만든, 행위 자체가 그것인 것이다. 영화 첫 장면에서 나온 치즈 샌드위치를 비롯해 미국에도 무수히 많은 샌드위치가 있다. 하지만 이 영화 속 쿠바 샌드위치는 미국에 살고 있지만 자신에게 자유로운 창작의 날개를 달아 준 바로 '생명'이 있는 자신만의 '쿠바샌드위치'였던 것이다. 이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소스를 개발하고 직접 시장을 보면서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점점 더 많아져 가고 그만큼 서로를 알아가는 것도 많아져 간다.

성공이란 금전적인 것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라고들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이상 그것은 무시 할 수 없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단지 금전적인 요소만큼, 어쩌면 조금은 더 중요한 것이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이 행복한 일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진정한 성공이란 것을 이 영화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인공에게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쿠바 샌드위치'는 두꺼운 돼지 생목살을 오렌지 주스와 여러 가지 향채를 넣어 간 소스에 오랜 시간 담궈 두었다가 높은 온도의 오븐에서 한 시간이상 구워내 버터를 바른 바게뜨 사이에 마구 구겨 넣어 꾹 눌러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샌드위치 소스의 향채를 모두 구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븐이나 파니니 그릴과 같은 주방 도구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가정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 대체적인 방법으로 레시피를 만들어 보았다. 향채 중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은 생략해도 좋으며, 대신 고유의 쿠바 샌드위치 속 고기의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하몽'을 넣어 주었다. 이것 또한 쉽지 않다면 가볍게 패스, 그럼 '우리들만의' 쿠바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자.

베이킹 스튜디오 <쿠키공장 by 준서맘> 원장
*준서맘의 팁
시중에서 판매하는 '쿠바샌드위치'는 대부분 식빵형태의 빵에 치즈와 함께 채소들을 넣어 그릴 자국이 있는 파니니 팬에 구운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에서는 바게뜨를 양끝만 잘라 큼직하게 썰어 반을 갈라 사용하고, 파니니도 민자 파니니팬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게다가 채소라고는 피클 몇 조각이 전부이구. 취향에 따라 선택 하셔도 좋지만 쿠바샌드위치의 원형을 한 번쯤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레시피

① 고기 재울 소스 만들기
: 오렌지 주스 4cup(200cc) 기준
파인애플 원물 기준 1/2통, 바나나 1개, 레몬과 라임 각 1개씩(제스트 + 속살)
양파 1/2개(중간 크기 기준), 소금 2T, 캔 옥수수 작은 것 1캔(물기 채에 받쳐서)
바질 20잎, 오레가노 2줄기, 파슬리 2줄기, 계자채 1잎, 청량고추 1개, 넛멕파우더 1/4t
-> 모두 믹서에 넣고 갈아 밀폐통에 붓기
-> 오렌지(레드 오렌지도 ok)1개 1/4 등분, 클로버 5개 모두 소스에 넣기
-> 뚜껑 닫아서 하룻밤 냉장 숙성

② 고기 굽기
: 냉장 숙성된 ①번 소스에 6시간 이상 두꺼운 돼지 생목살을 재워 두기
달궈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굽기
고기가 두꺼워 자주 익은 상태를 체크, 중간 중간 고기를 재운 소스를 끼얹어가며 굽기
손가락으로 눌러 미듐 정도로 고기 굽기.
(중간 중간 뚜껑을 덮어 스팀효과 주기, 옆면까지 골고루 잘 익혀 주기)

③ 샌드위치 만들기
: 바게뜨는 양 끝을 자르고 한 뼘 정도의 크기로 잘라 반 가르기.
(바게뜨가 너무 딱딱하면 손으로 잘 눌러 펴 주기)
-> 바게뜨 안쪽에 실온상태의 버터를 바르고 달궈진 팬에 굽기
(수분이 빵 속으로 들어가 빵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

▶샌드위치 쌓는 순서
1.버터 발라 구운 쪽이 위로 오게 버터 바닥 놓기
2.하몽(생략가능, 또는 생식 샌드위치 햄도 가능)
3.두툼하게 자른 고기 가득 올리기

4.고다 또는 체다 치즈 두장 올리기(다른치즈도 ok)
5.버터 발라 구운 쪽에 머스타드와 마요네즈를 1:1로 섞어 가볍게 발라 준 뒤 바게뜨 뚜껑 덮기
-> 먼저 바게뜨 아랫면의 바깥쪽에 실온 상태의 버터를 골고루 바르고 달궈진 팬에 굽기
이 때 위에 묵직한 것으로 눌러가며 굽기(파니니 그릴의 효과)

-> 바닥 쪽이 다 구워졌으면 다시 반대로 뒤집어 위쪽 겉면에 버터를 바르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구워주기
-> 치즈가 늘어질 정도로 다 구워진 샌드위치는 종이 호일에 둘둘 만 채로 반을 갈라 서빙
자몽이 있다면 자몽 에이드를 함께 곁들이는 것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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