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세계가 '팬데믹(pandemic)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가전업계는 업계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LG전자가 살균 기능이 있는 생활가전 제품으로 선방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당장 다가오는 2분기부터는 전망이 어두울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1분기 실적 이끈 LG전자 '스팀가전'
지난달 29일 발표된 LG 전자 1분기 매출은 14조 7천278억원, 영업이익은 1조 9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의 영업이익 예상치 20%를 훌쩍 넘기는 수치다.
LG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에는 LG전자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가 있다. H&A사업본부의 매출액은 5조4천180억 원, 영업이익 7천535억 원을 달성했다. H&A사업본부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13.9%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스타일러와 공기청정기, 에어컨, 식기세척기 등 살균기능이 있는 생활가전 제품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대구 이마트 7개점 스팀가전 매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LG전자 의류관리기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8.3%, 건조기는 7.8% 증가했다. 특히 식기세척기가 전년동기 대비 34.2배 증가했는데, 유통가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대구 이마트 관계자는 "단독형이던 식기세척기가 빌트인 제품으로 등장하면서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스팀 관련 특허를 1천건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LG전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트루스팀' 기술로 탈취·살균 기능을 강화했다. 트루스팀(TrueSteam)이란 물 그대로를 끓여 스팀을 발생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100℃로 끓여 나온 스팀 그 자체가 탁월한 탈취 성능과 살균력을 지닌다는 설명이다. 해당 기술이 도입돼 지난 3월 출시한 트롬 건조기 스팀은 전체 건조기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LG전자는 최근 '스팀 가전'이라는 키워드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LG전자는 공식블로그를 통해 트루스팀 기술이 탑재된 대표적인 스팀 가전으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광파오븐을 꼽는다.
이 가운데 LG전자가 가장 심혈 기울이는 제품은 지난3월 출시한 LG 트롬 건조기 스팀이다. 살균, 구김 완화, 탈취 성능을 제공하는 LG 트롬 건조기 스팀에 트루스팀 기능을 넣으면서 옷감에 배인 냄새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실험 결과에서도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간균 등 유해세균의 99.99%를 살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 디오스 식기세척기도 고온의 미세 스팀이 식기세척기의 천장, 정면, 바닥 등 3면에서 빈틈없이 분사되는 게 특징이다. 음식물은 물론, 유해세균 및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세척력과 살균력을 자랑한다.
LG 전자는 "스팀의 고온의 수증기를 직접 분사하면서 이른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요리를 완성시켜주는 LG 디오스 광파오븐 역시 스팀과 광파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수분 손실 없는 건강한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구 한 백화점 가전매장 관계자도 "스팀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없애준다는 인식때문에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 2분기부터 코로나 영향 본격화
1분기는 비교적 선방한 가전업계의 2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5월 가정의달에 들어서면서 판매가 늘어날거라 예상했던 TV 부문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판매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HE(TV)사업본부는 1분기에 매출 2조9천707억원, 영업이익 3천25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1.7% 증가했다. 북미와 유럽 주요 거래처의 영업중단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감소폭이 커졌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다만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와 원가절감 효과로 영업이익률은 11%를 기록했다.
각 사가 주력을 내세우는 프리미엄 대형TV들이 '으뜸가전 10% 환급 행사'에서도 제외된 점도 악재로 꼽힌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은 1등급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최대 30만원을 환급해주고 있다. 환급 대상 가전제품은 TV,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전기밥솥, 공기청정기, 김치냉장고, 제습기, 냉온수기, 진공청소기 등 10개 품목이다.
그러나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인 TV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전 업계는 자사 신제품을 유튜브로 공개하면서 온라인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온라인 쇼핑몰 'LG 베스트샵'의 운영권을 가져오면서 전 사업을 일원화하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쇼핑몰 운영은 계열사인 LG CNS가, 물품 공급은 LG전자가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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