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태원발 쇼크'에도 대규모 시험 줄줄이…수험생 '어쩌나'

5월 행시·검정고시·지방직 9급 등…수험생 "집단감염 시한폭탄" 불안
"아직 이태원 사태 현황 파악도 안 되는데…" 두려운 수험생들
계속되는 시험 연기에 피로감 호소하는 수험생들도

대구 중구의 한 공무원학원 자습실에서 수강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 중구의 한 공무원학원 자습실에서 수강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확산 우려가 커지자 각종 국가고시와 전문 자격증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이 고민에 휩싸였다. 폐쇄된 공간에서 많은 수험생이 시험을 치러야 해 또 다른 집단감염의 온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당장 이번 달만 해도 대규모 국가시험이 매주 토요일 예정돼 있다. 5급 행정고시 1차 시험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 시험(16일)을 시작으로, 검정고시와 노무사시험이 23일 치러진다. 30일에는 5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경찰공무원 시험까지 계획돼 있다. 다음 달에도 지방직 9급(13일), 소방공무원(20일) 등 주요 시험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런 우려가 담긴 청원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청원인은 11일 "이태원 코로나19 사태에 관련된 접촉자와 감염의심자 현황 파악이 안 되는 상황에서 시험을 강행하는 것은 시한폭탄을 떠안는 일"이라며 "수험생들과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다시 한 번 시험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으로 시험이 계속 연기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수험생도 적잖다. 대구의 한 경찰공무원학원 관계자는 "지난 4월에도 시험이 한 차례 연기된 만큼 오는 30일에 예정대로 시험을 치르길 원하는 수험생이 다수"라며 "심신이 지치는 상황임에도 간신히 집중력을 유지하고 혹여 자가격리자가 돼 시험을 못 칠까 학원 방문도 조심하는 등 만전을 기하는 중인데 시험이 재연기 된다면 많은 수험생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각종 시험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들은 시험 연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공무원시험 일정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시험 연기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 시험장 응시 인원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5명으로 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발열체크 등의 고강도 방역 대책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도 "경찰공무원 시험 연기에 대한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 시험을 치를 때 응시생 간 1.5m 거리를 유지하게 하고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게 하는 등 방역당국의 지침을 엄격히 준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대기업도 시험 연기 대신 온라인시험을 도입했다. 삼성그룹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면서도 인재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오는 30~31일 온라인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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