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하면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공방을 확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야당에서는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을 잇달아 터뜨리고, 여당에서는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친일(親日)로 규정하며 엄호에 나섰다.
◆野, 윤미향·정의연 원색 비난
야권은 '총공세' 태세다. 특히 미래한국당은 13일 하루에만 대변인 2명이 논평을 세 차례 내고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할머니들에게 기생하는 존재로 깎아내렸다.
조수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당선인의 딸 유학비 의혹과 국세청 허위 신고 정황을 거론하면서 "윤 당선자, 정의연과 피해 할머니들과의 '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기생충과 공생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생과 공생은 구분돼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익선 대변인도 "문제는 돈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그 많은 기부금이 할머니들에게 오지 않고 어디로 갔는지를 묻고 있다. 떳떳하다면 밝히면 된다"고 용처 공개를 압박했다.
미래통합당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의연이 기부금 사용처 공개와 외부 회계감사를 거부했다"며 "10여 년 전 참여연대가 판공비 공개운동을 펼쳐 당시 서울시장은 천원 단위까지 홈페이지에 공개한 바 있는데, 정의연 활동 당위성을 위해서라도 기부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정대협, 정의연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발간한 소식지 디자인을 윤 당선인 남편이 운영하는 신문사에 맡긴 의혹을 제기하며 "부부가 서로 품앗이로 지원하고, 홍보비로 기부금을 지출했다면 도덕적 해이"라고 주장했다.

◆與, 친일 프레임으로 반격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에 대해 관계부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제기된 의혹이 정의연 활동 본질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윤 당선인을 옹호하는 발언이 나온다. 이번 논란이 '친일 세력의 공세'라는 목소리도 있다.
민병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시 여성인권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해 세계인권운동사에 획기적 전기를 만든 정의연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었다"며 "이 공격이 친일사관에 빠져 있거나 한일 간 과거사를 불가역적으로 봉합해야 한다고 보는 세력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경계한다"고 했다.
김두관 의원도 SNS에서 "친일·반인권·반평화 세력이 최후의 공세를 하고 있다"며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던 통합당, 일제와 군국주의에 빌붙었던 친일 언론,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친일학자들이 총동원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와 관련해 윤 당선인의 책임 여부를 물을 상황까진 아니다"고 했고, 일부 소속 의원들은 이날 윤 당선인과 정의연에 대한 지지 차원에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침묵 깬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사주설 불쾌"
이러한 가운데 정의연 회계 문제를 처음 거론한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침묵을 깨고 자신이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공동대표로부터 사주를 받아 정의연을 비판한 것이라는 억측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측은 "할머니가 '누가 사주해서 기자회견을 했다는 소문은 용납할 수 없고 오롯이 본인의 뜻이다', '나이가 많다는 그런 걸로 (기억력 등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되게 화가 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또 이날 오전 경향신문에 보낸 '5월 7일 기자회견 이후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누군가를 비난하는 과정이 아니라 현시대에 맞는 사업 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정의연이 사업 확장을 자제하고 사업 투명성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이 할머니는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간 합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기성 언론이 제기하는 억측과 비난, 편 가르기 등이 기여할 것은 없다"면서도 정부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공지영 작가도 정의연을 겨냥해 비판적 트윗을 공유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공 작가는 13일 한 트위터리안이 정의연을 향해 "사람들이 돈 보내줄 때는 할머니들 살아계실 때 잘 모시라는 당부의 마음이 있는 거다. 그걸 모르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한 글을 리트윗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정의연 기자회견과 관련, "억울하면 긴 말 필요 없이 내역 공개하면 되는 일"이라며 "할머니께 사과한다고 했지만 떼로 나와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며 분노 표출하는 태도가 옳은가? 진정 누구를 위한 활동이었는지 묻고 싶다"는 트윗을 공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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