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의회 후반기 의장 '김규학 vs 장상수 vs 임태상'

30명 시의원 투표 간접 선거 방식…각 성향 달라 합종연횡 심화될 듯
15일 회기 시작되면 구도 본격화

본회의를 열고 있는 대구시의회. 대구시의회 제공
본회의를 열고 있는 대구시의회. 대구시의회 제공

오는 30일 예정된 대구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이 어느 때보다 이목을 끌고 있다. 바닥을 치고 있는 지역의 대외적 상황에서 의정 서비스에 앞장설 인물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대구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제는 물론 행정과 보건 체계가 근본적으로 휘청거렸다. 특유의 시민의식으로 극복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대가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또 4·15 총선을 치르면서 보수 성향 의원들의 독식 구조가 형성됐다. 보수 재건의 기초를 새롭게 마련했다는 긍정 평가도 일부 있으나, 진보 세력 특히 집권 여당과 소통이 단절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공존한다.

내년엔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있어 대구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여론을 모아야 하는지, 시의회는 이 같은 역할에도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4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61회 정례회에서 배지숙 의장이 대구시장·대구시교육감 및 관계공무원 출석요구의 건 등을 처리하고 있다.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4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61회 정례회에서 배지숙 의장이 대구시장·대구시교육감 및 관계공무원 출석요구의 건 등을 처리하고 있다.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그런 시의회를 이끌어 갈 새로운 리더 탄생을 앞두고 시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매일신문은 차기 의장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의 포부를 들어봤다.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보인 시의원은 김규학·장상수·임태상 등 3명이다. 초선의 이만규 시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으나 '이번 기사에서 자신은 제외시켜 달라'며 소극적 자세로 선회했고, 일각에선 나돌던 배지숙 현 의장의 연임설도 '본인조차 모르는' 가짜뉴스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후반기 시의회 의장 선거는 3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김규학 시의원은 3선의 경륜이 최대 무기로 꼽힌다. 튀지 않는 성격 탓에 적이 없고 소통 능력이 강하다. 다만 일부 경쟁자에 따르면 전반기 의장 선거 때 배지숙 현 의장과 경쟁해 패배한 것으로 알려져 득표 활동에 불리하게 작용할지 관심사다.

재선의 장상수 시의원은 기초의회 의장과 현재 시의회 부의장을 하는 등 경륜이 강점이다. 경험을 살려 강한 의회상 확립을 강조하고 있으나, 본인도 인지하고 있는 '나이가 많아' 초선들의 마음을 쉽게 얻어낼지가 관건이다.

초선의 임태상 시의원은 '선수 파괴'를 외치는 신선함과 선수가 같은 동료들이 많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러나 역대 시의회의장 가운데 초선 출신이 없다는 점이 변수로 보인다.

시의회의장 선거는 30명의 시의원이 투표하는 간접 선거다. 따라서 누구든 16표를 선점하면 당선된다. 자연스럽게 23명이 소속된 미래통합당 출신이 유리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5명, 무소속 2명이다.

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선수와 성향이 서로 다른 '3인 3색' 선거 구도하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 결과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현재로선 어느 후보도 16명의 '우군'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선거 후반부로 갈수록 시의원 간 합종연횡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후보군의 변화까지 이뤄질 경우 이번 의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예측 불가능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3인의 후보가 치열하게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현재 마음을 정하지 못한 동료 시의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오는 15일 회기가 시작되면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달 중순 이후 선거 구도가 서서히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편 역대 의장은 서구에서 가장 많이 배출됐다. 잔여임기 재직을 포함하면 초대 후반기 김상연 의장을 비롯해 모두 5번의 의장직을 역임한 시의원이 서구 출신이었다. 이어 동구 출신 시의원이 3번, 중구·북구·수성구 출신 시의원이 2번씩 의장직을 차지한 바 있다.

8대 시의장 선거는 간접선거로 치러지는 만큼 시의회의장 선거 후보자가 시민들에게 직접 노출되지 않고 있다. 중요한 시기에 대구 의회를 이끌어갈 후보자가 누군지 궁금해할 독자들이 적지 않아 출마자들의 출마 변을 선수 순으로 소개한다.

◆김규학(56·미래통합당 북구5)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근간인 지방자치제도가 발전하기 위해 주민대표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 기능 강화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의회 위상을 어느 때보다 높이는 한편 높아진 위상을 통해 3조원대 대구시 예산 검증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3권 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에 입각해 제대로 된 의회 면모를 갖출 계획이다.

지방의회의 역할 강화를 위해서는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인 보좌관 제도 도입이 필수적이다. 특히 보좌관 제도 도입은 의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수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게 지방의회와 의장의 역할도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 시대적 변화와 개혁에 앞장서겠다. 또 시의원들께서 현장에서 책임감을 갖게 하는 한편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의정 활동으로 풀뿌리 생활정치 의정이 구현될 수 있도록 온 정성을 쏟아 함께하며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집행기관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감시로 시정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은 적극 도와주고, 견제할 것은 과감하게 견제할 것을 약속드린다.

◆장상수(70·미래통합당 동구2)

사람과 민생 중심의 의정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 악화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시민을 섬기고 받드는 의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

그러기 위해 먼저 소통하는 의회 분위기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소통엔 의회 내 소통과 집행부와의 소통, 언론과의 소통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의회 내 소통은 초선 의원의 창의가 살아나도록 도와주면서 재선 및 3선 의원의 경륜도 도출해 민주적 성숙의 지양분이 되는 의회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집행부와의 소통은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이라면 각을 세우지 않고 민의에 어긋나는 일은 과감히 견제하는 방법을 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민을 대변하고 대표하는 언론과는 그 목소리를 항상 경청하면서 의정에 적극 반영하겠다.

이 같은 약속이 지켜지면 시민들은 의회 정치를 믿고 시의원들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 공자도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정치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했듯이 시의회가 시민들의 신뢰받을 수 있도록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해가는 의회를 만들어 내겠다.

한편 의회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분리해 의회 공직 사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성에 공감하는바, 이를 위해서도 노력하는 의장이 되겠다.

◆임태상(70·미래통합당 서구2)

코로나19 사태 등 위기가 있을 때 신뢰할 수 있는 리더는 청렴결백한 검증받은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결점이 없고 청렴결백한 자질을 갖춰야 공동체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저는 대구시의회에서는 초선이지만 기초의회 4선과 기초의회 의장 3회를 역임한 꽉 찬 경륜의 소유자다. 20여 년을 대구에서 정치인으로 살아왔지만 단 한 번의 구설수 없이 청렴결백한 이미지를 지켜왔다.

감히 이 어려운 시기에 후반부 의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집행부 견제와 대안 제시라는 시의회 본연의 임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나름의 자부심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다.

흔히 힘이 있다고 하면 교만과 오만함을 떠올리기 쉽지만 저는 진정한 힘은 겸손과 배려에서 나온다고 여기고 있다. 겸손과 배려 속에서 나온 힘일 때 진정한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의회 4선, 기초의회 의장 3선, 광역의원 초선의 검증된 경륜을 갖춘 본인이야말로 시의회 바른 위상을 정립할 수 있는 적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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