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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섭의 아니면말고] '깡·관짝댄스·아무노래'에 공통점이?

‘코로나 덕분에…’ 전체적 맥락의 오해

매일신문 | 깡, 관짝, 아무노래의 공통점은?[이화섭의 아니면말고!]

남영 : 오늘은 아니면 말고 시작이 좀 다른데요?

화섭 : 이번 회차부터 포맷을 좀 바꿔보기로 했어요. 맨날 서서 대본을 읽는 방식으로 1년 넘게 진행하다보니까, 좀 지겨워. 내가 '아니면 말고'라고 이름 붙일 때의 그 마인드가 안나오더라구요. 그래서 고심 끝에 그냥 남영 씨랑 편하게 이야기하는 식으로 한 번 만들어볼까 해서 포맷을 바꿔봤어요. 뭐, 반응이 영 아니면 예전방식으로 돌아가는 거고.

남영 : 그럼 바뀐 포맷을 잠깐 설명해주시고 가시죠?

화섭 : 이제 주제를 지금처럼 문답, 대화 식으로 진행을 하려고 해요. 마치 동네 오빠나 동네 총각이 대중문화에 대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하면서 입을 터는 방식으로 진행을 할 건데, 대중문화에 대해 해설도 해드릴 거고, 중간에 가다가 '내맘대로 베스트' 방식의 순위 세우기도 해 보고, 궁금한 점 있으면 질문도 받고. 이 영상 말미에 제 이메일 주소 꼭 적어줘요, 질문 한 번 받아보게.

남영 : 진행 방식 바뀐 첫 회차인데, 오늘은 무슨 이야길 해보실 건가요?

화섭 : 저번 33회 때 2PM '우리집'과 비 '깡'에 대해서 이야길 했었잖아요. 그런데 올해 인터넷이 좀 희한한 게 이런 식으로 특정한 컨텐츠가 유행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면, 갑자기 아프리카 '가나'라는 나라에 장례식에서 관을 어깨에 얹고 춤추는 영상 본 적 있죠? 그게 되게 뜬금없잖아요, 그런데 유행을 한다는 거죠. 이런 것을 두고 인터넷 상에서는 '밈'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번 회차는 여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해요.

남영 : '밈'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화섭 : 대개 가방끈이 좀 기신 분들은 '밈'이라고 하면 무슨 유전자 떠올리고, 리처드 도킨스 떠올리고 하실텐데, 거기서 파생된 개념은 맞아요.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처음 제시한 학술용어인데, '자기복제적 특징을 갖고, 번식해 대를 이어 전해져오는 종교나 사상, 이념 같은 정신적 사유'라는 뜻이 있어요. 그런데 이 단어가 인터넷으로 오면서 뭔가 새로운 특정 콘텐츠나 요소들이 번지는 현상을 '밈'이라는 단어를 빌려서 설명을 한 거라고 해요. 이걸 너무 깊게 따지면 다들 머리 아프실 테니 이 정도로만 일단 정리를 하고, 젊은 사람들은 가끔씩 이런 걸 많이 봤을 거예요. 그런데 이 개념이 DC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필수요소'로 칭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합성의 소재가 되기도 하거든.

남영 : 대표적인 밈의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화섭 : 최근 많이 회자되는 게 앞서 말했던 비의 '깡', '관짝 댄스' 등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건 '궁예'와 '심영'이죠. 요새 코로나 사태 때문에 궁예의 '누가 기침소리를 내었는가'가 다시 소환되는 분위기고, 심영의 '내가 고자라니'도 많은 합성 요소로 쓰이더라구요. 밈의 속성을 잘 활용한 사례 중 하나가 올해 초 많이 유행했던 '아무노래' 챌린지. 연예인들이 하니까 일반인들도 찍어서 올렸죠. 한 때 손담비의 '업신거리는 표정'도 많이 돌아다녔고. 최근에 제가 봤을 때 가장 웃겼던 밈은 고길동의 '종로로 갈까요'가 만들어낸 수많은 패러디물들이었어요.

남영 : 그러면 '밈'이 생기는 이유가 뭘까요?

화섭 : 일단 흥미롭고, 웃기고, 패러디가 가능한 소재들이 밈으로 많이 쓰이죠. 밈은 어떤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그냥 자신들이 웃긴다 싶으면 그게 갑자기 확 퍼져요. 그렇다보니 밈은 항상 뜬금없죠.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유튜브처럼 영상의 소스가 많은 곳에서 밈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죠. 게다가 '틱톡'처럼 짧은, 하지만 다양한 필터나 편집 툴이 있는 영상플랫폼이 흥하면서 밈의 활용도는 더 높아졌죠.

남영 : 알겠습니다. 이제 마무리하면 될 거 같은데요?

화섭 : 밈은 그냥 재미있게 즐기시면 됩니다. 다른 복잡한 이유를 찾기 시작하면 재미없으니까. 그냥 뭔가 뜬금없이 올라왔는데 웃긴다 싶으면 밈을 즐기신 거 맞습니다. 이렇게 마무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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