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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매일신문] '운전사는 과로해야 하나?'

50년 전, 당시 버스·택시기사 애환 총정리

1970년 6월 10일자 매일신문 6면에 실린 버스, 택시기사들의 대담 기사. 매일신문 DB
1970년 6월 10일자 매일신문 6면에 실린 버스, 택시기사들의 대담 기사. 매일신문 DB

50년 전 오늘 매일신문엔 대구시민들의 '또 다른 발'이라 할 수 있는 버스와 택시를 운전하는 운전기사들의 대담이 실렸습니다. '運転士(운전사)는 過勞(과로)해야하나?'라는 이 대담기사는 6면 한 면을 털어 운전기사들이 고백한 애환과 실태를 실었습니다.

부제만 봐도 당시 기사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수 있는데요, '手段(수단)안가리고 많이 벌어야' '48명 定員(정원)에 百(백)명以上(이상)태우면 有能(유능)한 運轉士(운전사)?'처럼 콩나물시루같은 버스를 운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위험한 일인지를 말한 부분도 있구요, '엉터리 整備(정비) 조잡 部品(부품) 큰일'과 같이 부실한 정비로 인해 목숨을 담보로 달리는 경우도 많았으며, '단돈 2백원에 團束(단속) 눈감아주는 交通(교통)순경 許多(허다)'처럼 교통질서 혼란에 국가도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흔치 않았을 여성운전기사 2명도 대담에 참여했는데요, 여성운전기사로서 이들의 고충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한 여성 기사는 "주로 폐차 직전의 차를 맡겨 정말 죽을 지경"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마 배차할 때 가장 낡은 차를 배정했던 모양입니다. 또 "만취한 승객이 '여자운전사라…기분이다'라고 말할 때는 섬칫하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읽어보니 당시 기사들의 처우와 지금의 처우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늘 뼈빠지게 일하지만 벌이는 시원치 않은 건 지금도 똑같으니까요. 대중교통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라도 대중교통을 운전하는 기사들의 처우를 한 번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1970년 6월 10일자 매일신문 8면에 실린 대서소들의 폭리 실태를 고발한 기사. 매일신문 DB
1970년 6월 10일자 매일신문 8면에 실린 대서소들의 폭리 실태를 고발한 기사. 매일신문 DB

다음 살펴볼 내용은 대서소들의 폭리를 다룬 고발기사입니다. 원가 1원 정도의 용지값을 10원부터 최대 30원까지 받아가고 있으며 대서를 요청할 경우 50원 이상 부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정도면 폭리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을 듯한데요, 대구시에서는 조사후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내 놓긴 했습니다.

요즘은 각 구청에 제출하거나 받아보는 서류가 대부분 자동화, 전산화돼 있어서 대서소를 거칠 일이 잘 없긴 합니다. 하지만 늘 행정관련 처리는 일반 시민들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당시 행정은 지금보다 훨씬 처리가 어렵고 까다로웠을테니 이런 편의제공에 폭리를 취하는 게 가능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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