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지 모릅니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용어가 이미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직 코로나를 지나고 있는 중이지만, 코로나는 우리 삶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흔적을 남길 것입니다.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그 중 하나가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인간은 자연과 교감할 때 행복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의 공장이 가동을 멈추게 되면서 오히려 자연은 숨통이 트였다고 합니다. 대기 오염이 없는,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면서 멈추어진 일상이 가져온 변화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인류는 자연의 일부로 살아오면서 자연을 적절히 이용하고 개척하였습니다. 자연의 힘을 이용한 발전소를 통해 전기를 얻고, 자연에서 가져온 먹거리로 우리의 식탁을 차렸습니다. 어느 것 하나 자연에서 오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자연과 공존하고 생존해야 할 인간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것입니다. 이미 지구 곳곳에서는 자연이 보내는 이상 신호들로 넘쳐 납니다. 두꺼운 얼음층이 녹고, 열대 우림이 사라지고, 바다 속에는 폐플라스틱이 쌓여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는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대응하지만, 거대한 자연의 몸살에는 얼마만큼 관심을 가졌을까요?
우리는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비극적인 결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나무는 결국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고 밑동만 덩그러니 남게 됩니다. 우리는 이런 나무의 모습에서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나무로 대변되는 자연과 아이로 대변되는 인간의 이야기로 살펴보겠습니다. '돈'이 되는 일에 혈안이 된 인간은 자연을 무분별하게 개발합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결국 나무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가고, 더 이상 나무로 살아갈 수 없게 합니다. 더 이상 교감할 수 없이 밑동만 남은 나무로 인해 인간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걸까요?
지구 곳곳에서 제 기능을 잃은 나무들(자연)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너무 아프다'고,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자연의 소리들. 코로나가 지나간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인간의 생존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인간은 고민해야 합니다. 어떻게 자연과 더불어 지구에서 행복하게 살아갈지를!
◆ 오감에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더하자

인간은 오감(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을 가진 존재입니다. 여기에 하나 덧붙여 제6의 감각(Six sense)으로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도시에서 나고 자랍니다. 그래서 주변의 나무 이름이나 풀 이름, 벌레 이름, 새 이름을 아는 아이들 혹은 어른들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모두 저마다의 이름이 있지만 그냥 풀이고 그냥 나무일뿐입니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을 만나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일부러 찾아나서야 합니다.
이런 도시인의 삶 가운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매우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줍니다. 자연의 일부로 살아갔던, 그러나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체로키 인디언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인디언'이라는 용어도 서구의 관점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들은 원래부터 그 땅에 살아왔는데, 유럽인들이 신대륙이니 아메리카니 하는 새로운 이름을 갖다 붙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아메리카 원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자연 속에서 어떻게 살고 교감하는지 주인공 '작은 나무'의 삶을 통해 보여줍니다. 작은 나무는 부모님을 잃고 조부모님과 함께 생활합니다. 이들의 삶은 물질문명에 함몰된 당시의 미국인들과 뚜렷이 구별됩니다. 거리의 나무, 바람, 시냇물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심지어 개들과도 친구처럼 지냅니다. 자연의 언어를 읽어내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 놀랍습니다.
그동안 도시인으로 살아오면서 자연에 얼마나 무관심하고 오만했던가! 마치 지구상에 인간만이 가장 존귀하고 자연은 인간을 위한 장식쯤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 책입니다. 내 속에 있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감각인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깨워 보시기 바랍니다. 무심코 놓여 있는 작은 화분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지 모릅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도 인간은 자연과 동행하며 많은 것을 배워갈 것입니다. 밑둥만 남은 나무를 끌어안고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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