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 수비면 한 산골 마을이 태양광 발전 시설에 점령당할 위기다.
골짜기를 따라 형성된 마을의 밭 곳곳에 40여개의 태양광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주민들이 행정당국에 민원을 제기하고, 단식 농성에 나서는 등 생존권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영양군에 따르면 현재 이 마을 일대 태양광 시설 인허가 현황을 보면 준공된 3, 4곳의 시설을 비롯해 7곳이 공사가 진행 중이고, 30여곳이 설립허가나 난 상황이다.
상추와 수박, 천궁 등 농사를 짓고 가을철 송이 수확을 하며 사는 이 곳 금촌골과 용수골, 화랑골 일대 25가구 주민 50여명은 지난 달 영양군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주민 반대서명부를 제출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영양군은 이 마을 주택들이 한두채씩 흩어져 들어선데다가, 마을을 지나는 국도와 지방도, 군도 등도 없어 태양광 발전 시설 개발행위를 규제할 만한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살고싶어요, 간절히 살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우후죽순으로 밀려드는 태양광 시설을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수비면 발리1리 A(50)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을 통해 "25가구가 사는 조그만 시골마을에 40여 곳이나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밭마다 작물이 아니라, 태양광패널이 자라나 태양광 패널 숲으로 까맣게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몇몇 사람들의 배를 불리자고, 마을 사람들이 오염된 공기와 물로 인해 고통받아서야 되겠느냐.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마을에는 30여 업체가 12만4천여㎡의 토지를 빌려다가 그 위에 8천70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서 마을을 태양광 발전 시설로 뒤덮게 된다.
특히, 마을 입구 금촌골에 5채의 집이 들어선 곳과 불과 200여m가 떨어지지 않은 산93번지 토지에는 11개의 업체가 13개 단지의 태양광 시설을 허가받은 상태이며, 규모만도 5만9천여㎡에 3천465KW로 대규모 시설이다.
게다가 마을 입구 도로와 맞붙은 땅에 들어선 태양광 패널이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리면서 오가는 차량들이 서로 충돌할 위기의 사고위험에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주민 B(67)씨는 "공사 과정에서 땅을 빌려주고, 동의를 해준 주민들도 이제는 반대하고 있다"며 "마을 주민과 농사를 짓는 농민 등 70여명이 반대 서명해 민원을 제기해 놓고 있다"고 했다.
영양군 관계자는 "이 마을에는 인허가를 불허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며 "대부분 땅 주인들이 농사 짓기보다는 임대를 선호해 행정적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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