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화식품-대구경찰 '기획·편파 수사' 공방

노조 "결론 정해두고 짜맞춰" "경찰이 '회사 고소하라' 요청"
경찰 "사실 무근…적법 절차"

24일 대구 달서구 AW호텔에서 삼화식품 노조 및 한국노총 식품노조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4일 대구 달서구 AW호텔에서 삼화식품 노조 및 한국노총 식품노조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찰의 삼화식품 수사를 두고 회사 및 노조와 경찰이 기획 수사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24일 대구 달서구 AW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기획 수사,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성국 삼화식품 노조위원장은 "퇴직 간부가 폭로를 주도하고 모 언론사의 8차례 보도, 대구경찰청 수사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 삼화 죽이기 음모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같은 건으로 회사를 찾은 대구식품의약품안전청과 달서구청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구경찰청이 미리 결론을 정해두고 끼워맞추기 수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앞서 문제가 됐던 반품 장류 재활용 동영상을 촬영했다가 이후 거짓 진술이었다고 번복한 삼화식품 직원 박차용 씨는 수술을 받아 환자복을 입은 채로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경찰 조사를 받는 자리에 사측에 제보를 빌미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은 삼화식품 전 간부직원 A씨도 함께 해 깜짝 놀랐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경찰에 가서 조사를 받게 돼 걱정을 하고 있는데 A씨가 와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했고, 경찰 조사 받는 자리에도 동석해 내가 진술하는 것에 관여했다"며 "제보자와 참고인이 함께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찰과 A씨의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경찰이 한국노총을 찾아가 '삼화식품 노조한테 회사를 상대로 고소하라고 해라'는 요청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유재곤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노동상담소장은 "경찰이 막 수사를 시작하던 올 1월 말쯤 삼화식품 노조위원장 명의의 고소장을 받아달라고 했다"며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수사를 두고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경찰관이 양심선언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경찰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착수 단계에서 노조에 고소장을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없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했고 문제될 것이 없다"며 "이들의 유착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송민헌 대구경찰청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건강과 알 권리, 식품회사의 간접적 피해 등을 고려해 피의사실 공표에 신경을 많이 써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경찰이 사적 감정으로 수사에 접근하는 경우는 없다. 수사 원칙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박현희 삼화식품 홍보이사는 "경찰이 불법 수사를 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대로 직권남용죄로 추가 고소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