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태형의 시시각각] ⑬ 생(生)의 리셋, 대나무 꽃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봉암리 대숲에 핀 어린 대나무 꽃.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봉암리 대숲에 핀 어린 대나무 꽃.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봉암리 대나무 숲.

1천여 그루 대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웠습니다.

60년,120년 만에 핀다는 신비의 꽃입니다.

'평생 못 볼 꽃'이라며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나라에 좋은 일이 일어날 징후' 속설에

꽃가지가 마구 꺾여 현수막까지 붙었습니다.

잎이 지고 꽃도 시들어 말라 죽어가는 대나무.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잎이 지고 꽃도 시들어 말라 죽어가는 대나무.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대나무는 꽃을 피우면 여지없이 생을 마치니,

초록 계절에도 잎을 털고 갈색으로 시들어

숲 전체가 '개화병(開花病)'에 걸린 모습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 윤준혁 박사는

특정 영양분이 부족해 꽃이 핀다는 영양설,

일정한 주기로 핀다는 주기설 등이 있지만

"정확히 밝혀진게 없다" 며 꽃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 중이라 했습니다.

대숲 속 갓 자란 어린 대나무에서

늦깍이로 핀, 온전한 꽃을 어렵게 찾았습니다.

수술의 꽃밥이 벼의 그것을 쏙 빼닮았습니다.

나무로 불리지만 벼과 식물 본성은 감출 수 없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봉암리 대숲에 핀 어린 대나무 꽃.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봉암리 대숲에 핀 어린 대나무 꽃.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향기도, 화려함도 부족해

벌을 불러 열매를 얻을 재주는 없지만

거미줄처럼 뿌리를 뻗고 우후죽순 대를 이어

나무도 아니면서 백수(白壽)도 거뜬히 누리다

꽃 피고 죽은 뒤 뿌리를 씨앗 삼아 또 살아나니

'대쪽'의 품격이 여기서도 느껴집니다.

경주,성주,진주,광주,논산…

올해, 유난히도 곳곳에서 대나무 꽃 소식이 들립니다.

코로나19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듯

꽃을 피워 생(生)을 리셋하는 대나무입니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비판이 청와대와의 충돌로 이어지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유 작가는 대통령...
대구시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청년들에게 사회연대경제 분야에서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21억원을 들여 '사회연...
형법 제328조 1항의 친족 간 재산범죄 형 면제 조항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71년 만에 효력을 잃고, 올해 추석에는 친고죄로 일원화된 새...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생포가 쉽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이들의 입국을..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