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윤석열 탄생이 예고되고 있어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월성 원전 1호기 감사와 관련해 정부·여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이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은 행정부 산하 기관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고 있지만, 헌법에 의해 국가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강조되는 국가기관(검찰과 감사원)의 최고 책임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의 사퇴 압박을 받아 왔던 최 감사원장은 최근 "묵묵히 제할 일을 하자. 정치인이 정치하듯 우리는 감사관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감사원과 나라를 위한 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최 원장은 지난달 말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대통령 국정 운영 철학과 맞지 않으면 사퇴하라. 이럴 거면 정치를 하라"는 등 민주당 의원들의 사퇴 압박 공세에 시달렸다.
또 에너지전환포럼·원자력안전과미래 등 7개 탈핵단체는 지난주 13일 "최 원장과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과 관련해 '부당하다'는 결론을 끼워 맞춘 식의 감사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면서 최 원장과 월성 1호기 감사 과정에 대한 공익감사를 요청했다.
여당과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청와대까지 최 감사원장 '압박'에 가세하면서 최 감사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비슷한 '고립무원'의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청와대는 신임 민정수석으로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신임 시민사회수석으로는 '탈원전 운동가'인 김제남 기후환경비서관을 임명했다.
김종호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은 조국 민정수석 시절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다 감사원 사무총장을 맡았으며, 그동안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및 간부인사 등에 관해 최 감사원장과 대립한 인물이다.
또 정부 일각에서는 차기 감사원 사무총장 자리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관급인 감사원 사무총장은 예산 및 조직 관리뿐만 아니라 각종 감사 상황을 챙기고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요직이다.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사항을 최종 심의·의결하는 협의체인 감사위원회에 속하지는 않지만, 감사위원 회의에 참석해 감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법조인 출신 이준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퇴임하자 그의 후임으로 김오수 전 법무차관을 추천했다.
그러나 최 감사원장은 감사원의 중립·공정성 원칙과 코드인사 논란을 피해야 한다면서 김 전 차관의 임명안을 제청하지 않고 거부했다.
만일 김오수 전 법무차관이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올 경우, 최재형 감사원장은 감사원 내외부의 모든 관련기관에서 탈핵·친여권 성향의 인물들로 포위 당하는 셈이 된다.
검찰개혁 명분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들이 쫓겨나고 윤 총장이 검찰 내부에서 고립되고 있는 상황과 같은 모습이 감사원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최 감사원장은 3차례의 감사위원회 회의에도 월성 원전 1호기 감사가 결론나지 않고 '보류' 처분됐을 때(지난 4월) 사임을 고려하고 돌연 '휴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랬던 최 감사원장이 여당과 친여·탈핵 시민단체, 청와대 등 범여권의 고강도 압박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제할 일을 하자"면서 감사원 조직을 다독이는 것은 '최소한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만큼은 책임지고 매듭짓겠다'라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각계 전문가들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을 둘러싼 갈등은) 마치 살아 있는 권력과 독립성이 보장된 헌법기관 간의 대결 양상"이라면서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도 '헌법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힘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지지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어떤 사람일까?
1956년 경남 진해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제23회 사법시험( 사법연수원 13기)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최 감사원장은 중학교 때 교회에서 만난 친구가 수술 후유증으로 1년 늦게 경기고에 입학하자, 서울 신촌에서 서울 경기고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으며 업고 등교했다. 최 감사원장은 그 친구와 함께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결혼하여 두 딸을 낳은 뒤 두 아들을 입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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