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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미스터리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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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매일신문 DB
청와대 전경. 매일신문 DB
최경철 서울정경부장 겸 편집위원
최경철 서울정경부장 겸 편집위원

"9명 전원이 1주택자입니다. 8명은 원래 1주택자였고, 한 분은 증여받은 부동산을 한 채 더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6일 처분 완료했습니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차관급 인사에 대한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은 이랬다. '부동산을 못 잡으면 끝장'이라고 보는 청와대는 차관급이든 누구든, 문재인 정부 공직자 인선에서는 '1가구 1주택'을 최우선 검증 잣대로 삼는 것 같았다.

18일 서울 창덕여중을 방문, 전국의 오래된 학교를 디지털과 친환경 기반 첨단 학교로 전환하는 '그린 스마트' 계획 진전 상황을 둘러본 문 대통령도 이 학교 안영석 교사가 "혹시 대통령님은 미래에 대해서 궁금하신 게 있으십니까?"라고 묻자 "네, 지금 제일 현안인 미래의 부동산에 대해서…"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답변이 경직된 대통령 현장 방문 행사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언사로 들릴 수도 있었지만 대통령의 가장 큰 고민이 부동산과 맞닿아 있고, 뭔가 잘 풀리지 않고 있다는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고민의 흔적만 엿보일 뿐 고민의 결과물이 과연 도출되고 있는 것인지, 물음표가 더 많다. 정책의 컨트롤타워 청와대가 "무조건 1가구 1주택"이라는 웅변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지금 경기도에서 전세로 사는데 무리해서라도 서울 시내로 들어와 집을 사야 할 것 같아요. '집값 잡는다'는 정부·여당은 믿을 수 없어요. 임대차 3법이 나왔는데 임대차 시장에 안정을 가져오기는커녕 전세 물건이 아예 사라지고, 다세대·연립주택의 매매 건수까지 늘면서 풍선효과마저 생겼어요. 전세 사는 사람들의 불안감은 상상하기 힘든 정도예요." 최근 만난 서울의 언론계 한 후배는 "선배 같으면 어떻게 하겠어요?"라고 물어왔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수도권 이외의 국민들은 또 다른 불만을 터뜨린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지방 부동산 시장을 침체로 내모는 심각한 불균형 정책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연거푸 '헛방망이질'을 하면서 '23타수 무안타'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급기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그리고 수석비서관 5명이 지난 7일 문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 표명을 했다. 하지만 청와대 권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노 실장은 유임됐고, 수석비서관들만 바뀌는 선에서 인적 쇄신은 끝났다.

"노 실장의 유임은 상당히 위험한 신호죠. 국민들에게 이 정부가 잘했다는 것인지, 잘못했으니 이제는 잘하겠다는 것인지, 메시지를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시장이 정부 정책을 '억제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죠. 더욱이 경제를 정말 잘 챙기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돼 실물경제까지 잘 안다는 노 실장을 대통령의 1번 참모로 앉힌 것인데 부동산이라는 경제 정책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내지 못한 상황에서 또 유임을 시킨다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지금 지지율 하락세는 바로 그 국민적 불신의 증거입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몸담은 경험이 있는 한 인사는 최근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정책에 대한 불신은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잡는 법인데 문 대통령은 최근 인사에서 '인사만사'(人事萬事)를 실천하지 못했고, '심기일전'(心機一轉)도 놓쳤다는 것이다.

블루하우스(BH)라는 별칭을 가진 청와대는 역대 정권 모두에서 임기 말로 갈수록 미스터리 하우스가 되어갔다. 하우스(House) 문제에 집중하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도 똑같은 전철을 밟으면서 국민의 신뢰 획득에 실패하고 있다고 이 정부에 참여했던 사람들마저 걱정하고 있다. 한국 정치의 미스터리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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