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엑스코 확장과 마이스 산업

박병우 검단공단 명예이사장

박병우 검단산업단지 명예이사장
박병우 검단산업단지 명예이사장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구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많이 거론되던 것은 공항 이전, 시청사 이전, 세계가스총회 개최 정도가 아닐까 한다. 그중 세계가스총회만큼은 여러 가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세계가스총회는 1931년부터 3년마다 국제가스연맹이 주최하는 가스 관련 최대 국제 행사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2021년 6월 세계가스총회를 앞두고 사업비 2천694억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만471㎡ 규모의 엑스코 확장이 한창 진행 중이다.

5월 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대구 총회에는 100개국에서 2만 명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대회 진행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이동 제한은 차치하더라도 외부 손님을 불러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대구의 위상을 전 세계에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행사장만 덩그러니 있다고 국제 행사를 잘 치를 수 없다는 것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행사 참석자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면 행사장 근처에서 숙식하면서 행사 종료 후에는 주위 산책과 함께 먹거리, 즐길거리, 관광을 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구 엑스코 주변은 어떤가? 숙박시설은 부족한데 낙후되었고, 먹거리는 부족하며, 즐길거리는 전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몰 후에는 암흑천지로 변하는 침침한 지역에 누가 머무르고 싶어 하겠는가!

지역민들의 요구가 있었고, 대구시에서도 2012, 2017, 2019년 세금을 들여 세 번에 걸쳐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했다. 한맥, 대성ENC 등의 업체가 참여한 연구용역 결과는 컨벤션과 MICE(회의, 관광, 컨벤션, 전시) 산업 성공을 위해 유통단지 주변 규제를 완화하고 엔터테인먼트 등 먹거리, 놀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나왔었다.

작년 용역 결과를 발표하기 전 엑스코 주변 유통단지 대표들과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면담을 통해 용역 결과대로 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고, 당시 부시장이 용단을 내려 용역 결과대로 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담당자가 민원을 이유로 진행할 수 없다고 하며 지지부진해져 버린 것이다.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자는 것이 아니다. 지역 전체가 아니, 대구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 눈앞에 보이는데 민원이 무서워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개발을 위한 진통은 필수 관문이다. 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문제를 두려워해 현재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마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문제를 보는 것이 첫 번째요, 대구시와 시의회에서 엑스코 발전 특별조례를 만드는 것이 두 번째일 것이다. 건축, 업종 등 각종 제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발상과 의견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도시철도 엑스코선의 확장을 서두르며, 개발에 따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비책도 포함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미래 산업을 논하는 MICE 산업의 핵심지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엑스코 주변에 접근성, 먹을거리, 즐길거리, 쉴거리를 개선했다면 세 번째로 지역과 연계할 만한 사업거리를 찾아보자.

대구시와 시의회는 세계가스총회만의 성공을 논하지 말고 TF를 만들어 대구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준비하여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고 정착하는 도시가 되도록 힘을 모아줄 것을 간곡히 당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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