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이 향로에서 말머리장식뿔잔, 무령왕릉금관, 가야의 갑옷과 백제 디자인 예술의 백미인 금동대향로까지 시대를 초월한 한류의 비밀코드인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원을 따라 선사시대부터 조선, 근현대에 이르는 역사적 유물의 디자인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다. 책은 시리즈 총 5권 중 1권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편으로 우리 조상들의 문화적 축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고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만듦새의 정교함을 보면 우리 문화는 소박하다. 하지만 통일신라와 고려의 유물들은 제작의 완성도가 동시대 일본이나 중국의 그것과 비교할 때 더 뛰어난 경우가 많다. 나아가 조선시대 문화도 당시 디자인이나 미술의 양식적 경향의 일관성을 놓고 보자면 일제 학자들의 조선 문화 낙후성 운운은 편견에 가깝다.
책의 중요한 특징은 지은이가 10여 년 간 전국 박물관과 유적지를 발로 뛰어다니면서 작업한 수천 컷의 그림과 사진을 중심으로 유물을 설명해, 기존 문자 중심의 설명에 비해 훨씬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또 유물을 다양한 현대 디자인이나 현대 미술과 비교해 그 속에 들어 있는 가치들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구려 유물로 강서대묘의 백호, 청룡, 주작, 현무의 사신도는 캐릭터성과 양식적 일관성의 측면에서 볼 때 정말 탁월한 걸작이 아닐 수 없다.
지은이는 역사적 기록은 왜곡이 있을 수 있지만 당대의 사회상과 생활, 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된 유물은 결코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 유물이 지닌 당대의 실용성과 사회적 심미성, 유행, 보편적 조형성 등을 재해석하면서 발견되는 '현재성'은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수확인 셈이다. 436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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