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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산 "'명박산성'서 자유 찾다 '재인산성'에 숨어 권력 운운"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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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7조'로 정부를 꼬집어 화제된 진인 조은산이 5일 경찰이 서울 광화문 광장을 버스로 둘러싼 것을 두고 "명박산성 앞에 자유를 운운하던 정치인은 재인산성 뒤에 급히 숨어 공권력을 운운한다"고 했다.

조은산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하나의 하늘 아래 두 개의 산성이 구축되었으니 광우병의 명박산성이오 역병의 재인산성이라 그 이름 또한 기가 막혀 무릎을 탁 칠 뿐이로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 촛불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 일대를 감쌌던 조치를 '명박산성'이라고 비판하던 정치인들이 문재인 정부 주축이 돼 역으로 개천절 집회를 버스로 막은 조치에 대해 '재인산성'이라며 꼬집은 것이다.

조은산은 "정치란 무엇인가 국민은 어디에 있는가 지도자는 무얼 하고 있는가 그대들은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공허한 외침만이 가득한 광화문에 광우병은 온데간데 없어 역병만이 남아 사졸들의 불화살에 노병은 아파 슬피 운다"며 떠났다.

조은산 글 전문.

가을 하늘이 높다 한들 군주의 명망에 비할쏘냐

적시에 들이친 역병의 기세에 산성은 드높아

나는 아찔해 두 눈을 감는도다

하나의 하늘 아래 두 개의 산성이 구축되었으니

광우병의 명박산성이오 역병의 재인산성이라

그 이름 또한 기가 막혀 무릎을 탁 칠 뿐이로다

명박산성 앞에 자유를 운운하던 정치인은

재인산성 뒤에 급히 숨어 공권력을 운운하고

전의경을 짓밟고 명박산성 위를 기어올라

흥겨운 가락에 맞춰 춤을 추던 촛불시민들은

재인산성 위의 사졸로 전락해 댓글의 활시위를 당긴다

뇌송송 구멍탁 활줄을 당겨라

뇌송송 구멍탁 시위를 놓아라

구령에 맞춘 사졸들의 활질에 이미 한 자리씩 꿰찬

그 시절의 광대들은 슬며시 무대 뒤로 사라지고

미국산 쇠고기 굽던 연기만 그 자리에 자욱한데,

정치란 무엇인가

국민은 어디에 있는가

지도자는 무얼 하고 있는가

그대들은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공허한 외침만이 가득한 광화문에

광우병은 온데간데 없어 역병만이 남아

사졸들의 불화살에 노병은 아파 슬피 운다

이천이십년 시월에 이르러

塵人 조은산이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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