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중소기업 수출지원에 대한 3가지 제안

김기환 대홍코스텍(주) 대표
김기환 대홍코스텍(주) 대표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기 위해 정부와 산하기관들이 여러 방면의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유통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환경과 실제 현장에서 뛰는 중소기업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애로 사항들을 반영해 중소기업 수출지원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3가지 제안해본다.

첫 번째는 외국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초기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는 소비자의 구매가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 인도의 아마존 등이 있다.

국내 중소기업이 B2C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그 나라를 방문해 몇몇의 현지 바이어를 만나서 그들의 무리한 조건과 현지 상황에 대한 말만 믿고 시장 진출을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또한 신용이 좋지 않은 나라의 바이어와 대금 결제 이슈로 협상이 난항에 빠지는 경우도 꽤 많다.

그렇다고 해외 시장의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바이어를 빼고 직접 판매하려고 중소기업에서 현지에 인력을 파견하고 유통 채널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이것의 대안으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면서 제품의 시장 반응을 살피는 방법이 있다.

중소기업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판매량을 보고 가격 경쟁력을 확인, 판매가 잘 된다면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유통 채널을 만드는 후속 작업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현지 창고에 재고를 보관해야 하며, 현지에 상주하는 직원을 통해 사이트 등록 및 물품 입출하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중소기업에는 쉽지 않은 일이므로 정부가 현지에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 가능한 창고를 제공하고, 온라인 마켓에 등록 및 출하 업무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지원해 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수출하는 대한민국 기계의 해외 현지 A/S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 기계를 수출하는 중소기업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해외 수출 협상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기계를 수입하는 해외 업체가 기계 고장 시 얼마나 빨리 안정적인 A/S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처럼 수출하는 전 지역에 직접 관리하는 A/S센터를 두거나 파트너 기업을 일일이 만들 수 없어 이 부분이 답답하다고 한다.

다행히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에서는 이러한 대구경북 중소기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해외 현지에 기계 A/S를 제공해 주는 사업을 기획하고 있으며, 이를 정부 및 대구시와 협조해 새로운 지원 사업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의 노력이 정부와 대구시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실현되어 국내 기계제조업체들에 수출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바란다.

세 번째는 수출하는 설비 및 기계에 금융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사업이다. 기계를 수입하는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의 정부기관이 유럽의 기업처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금리 차를 활용해 지원해주는 수출 금융지원 사업이 있는지 종종 묻곤 한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유럽의 회사가 개발도상국으로 설비 및 기계를 수출할 때 유럽 정부가 보증을 서주는 유럽의 싼 금융상품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기계 구입의 메리트를 제공해 준다고 한다.

필자가 추측건대 선진국들은 통상 대출 금리가 1~3%대인 반면 개발도상국은 8~12% 정도이므로 정부기관이 수입업체와 금융기관 사이에 보증을 선다면 이러한 수출제품에 대한 저금리 금융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한국 기계를 수입하는 해외 기업에 국내 금융기관의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국내 기업이 아시아 및 동유럽 지역 등에 대한 수출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 언급한 지원 사업들은 아직 아이디어에 불과하고 향후 추진 과정에서 많은 현실의 벽들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잘 활용하고 있는 정부의 여러 수출지원 사업들도 분명 초기에는 여러 현실적 어려움으로 실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기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선한 의지가 그 벽을 넘어 새로운 지원 제도를 만들어냈고, 그것이 많은 수출 중소기업들을 도와 대한민국 제품이 세계를 누비게 만들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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