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숨진 공무원 A씨의 아들 B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의 '월북' 발표가 부당하다고 호소한 가운데 이를 두고 국민의힘과 청와대가 공방을 주고받았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자랑스런 대한민국 공무원 아빠를 따랐던 소년은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며 "아빠의 명예를 지키고 시신이라도 찾아 달라고,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에게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직업에 자부심이 높았던 아빠가 왜 거기까지 갔는지,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한 것인지.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이 상황을 누가 만들었는지 소년의 물음에 대통령과 국방부는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논평이 나온 지 1시간 뒤 문재인 대통령은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날 내부 회의에서 A씨 아들의 공개편지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어머니, 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기를 바라며 위로를 보낸다"며 "해경이 여러 상황을 조사 중으로, 해경의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 곧바로 "아들이 듣고 싶은 사실엔 고개를 돌렸다"고 평가절하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사람을 죽이고도 큰소리치는 북한의 눈치를 보며 진행되는, 의미 없는 수색을 지켜보자는 게 나락에 빠진 유족에 대한 위로로 적절한 것인가"라며 "이마저도 대변인을 통한 대리 답변에 그쳤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외려 포기를 종용하는 듯한 허망한 위로를 듣고자 이 나라 대통령님께 어린 학생이 한 맺힌 편지를 올린 것은 아닐 것"이라며 "대통령은 가해자 편이 아닌 국민 편에 서 있어야 했다. 오늘도 여전히 대통령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고등학교 2학년인 B군은 지난 5일 공개된 자필 편지를 통해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이 편지는 A씨의 형 이래진 씨가 언론에 공개했다.
B군은 또 "(아빠는) 제가 다니는 학교에 와서 직업 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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