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아들도 ‘통화’ 인정했다는데, 사과 않겠다는 추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 서모 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 현모 씨를 거짓말쟁이처럼 몬 데 대해 사과를 거부했다. 현 씨의 대리인인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지난달 28일 추 장관 등에게 추석 연휴 기간 중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했다. 이에 지난 5일 서 씨 측 변호인이 '사과 여부를 검토 중이니 하루 기다려 달라'는 부탁이 와서 현 씨 측은 기다렸는데 다음 날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연구소장은 6일 추 장관과 서 씨의 변호사를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려 한다는 입장문과 함께 서 씨 사건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 공보관이 휴가 미복귀 논란이 벌어진 2017년 6월 25일 서 씨가 통화했음을 확인하는 내용의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그동안 추 장관 측은 현 씨의 제보를 허위로 몰아붙였다. 서 씨 변호인은 현 씨의 제보에 "현 씨와 통화할 일도, 통화한 사실도 없었다"고 했다. 추 장관은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제보" "옆 중대에 근무했던 당직사병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 모두 거짓말이었다. 김 연구소장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공보관은 "수사팀에 다시 확인했다. 서 씨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통화 사실을) 다 인정했다. 그것은 팩트가 맞다"고 했다.

이런 사실은 추 장관 측이 왜 사과하지 않겠다고 표변(豹變)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추 장관 측은 현 씨 측에 '사과 여부를 검토 중이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그 이유가 서 씨와 추 장관, 최모 전 보좌관 모두를 무혐의 처리한 검찰의 면죄부 수사에 비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해도 검찰의 수사와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추 장관은 아들 휴가 의혹과 관련해 무려 27번이나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으면서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리고 "옆집 아저씨" 운운하며 당직사병이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몰아간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역시 사과하지 않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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