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숙주들의 반격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김성호 대구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김성호 대구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누군가 내 몸 속에 몰래 들어와 산다. 그것도 아주 많이. 누구냐고? 바로 세균과 바이러스다.

어릴 적, 더럽고 귀찮던 채변 봉투와 한 움큼씩 삼켰던 구충약 덕분에 회충, 요충, 촌충, 십이지장충 등 기생충은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 몸 속에는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허락도 없이 들어와서 살아가고 있다. 무려 인간 세포보다 10배 많은 100조 개(39조 개라는 연구도 있다)의 세균이 우리 몸에 있는데 우리는 이 불청객들을 공짜로 먹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세균들은 염치가 있다. 공짜로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세균 중 가장 수가 많은 장(腸)내 세균은 사람이 소화할 수 없는 음식물을 분해하여 소화를 돕고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만든다. 여성의 생식기 안에 사는 유산균은 질 안을 산성으로 유지하여 나쁜 세균이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무균 상태이던 아기는 태어나면서 산도를 통과하면서, 그리고 모유를 통해서 엄마의 세균들을 분양받고 엄마와 비슷한 건강한 세균총을 형성한다. 이런 건강한 세균총이 깨어질 때 아토피, 자폐증, 비만, 천식, 대장염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 연구도 있고, 항생제 사용으로 좋은 균 대신 나쁜 균이 창궐해서 생기는 난치성 장염 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 세균을 이식하는 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똥이 약이 되는 셈이다.

이렇듯 내 몸에 기생하는 대부분의 세균은 숙주와 공생관계를 유지하지만 간혹 숙주를 해치는 나쁜 세균들도 있는데 이를 병원균이라고 하며, 100만 종 가운데 1천400여 종만이 질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는 약 200여 종이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에이즈, 메르스, 에볼라, 코로나19등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균이든 바이러스든 미생물들이 선택하는 최선의 전략은 숙주의 몸 속에서 증식하여 자신의 후손을 남기는 것이고, 그러려면 숙주를 죽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당히 살아남는 것인데, 이런 전략에 가장 성공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감기 바이러스다. 죽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괴롭히고 지나가기 때문에 우리는 구태여 감기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서 값비싼 노력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콜레라, 장티푸스, 천연두, 독감 등 일부 전략에 실패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숙주를 너무 아프게 하거나 죽이면 숙주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각종 면역 세포가 동원되고 항체를 만드는 등 병원체를 물리쳐서 살아남고자 한다.

전 세계를 혼란 속에 몰아넣은 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갑작스럽게 당하는 바람에 미처 대비할 수 없어서 잠시 당황했으나 우리는 이제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을 시작한다. 과학자들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우리는 거리두기, 손씻기 그리고 마스크로 맞선다. 코로나를 물리칠 날이 멀지 않았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육군사관학교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이에 대한 육사총동창회의 반발이 이어졌다. 총동창회는 대통령의 발언이 사...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8'의 역대급 사전예약에 힘입어 구미에서 열린 '2026 갤럭시 런칭 페스타 with 구미' 행사에는 200여 명이 ...
경북 지역 지자체들이 인구 방어선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구미시는 40만명 방어선 붕괴 위기를 겪고 있고, 고령군은 인구 3만명 회복을...
필리핀에서 중국인이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위조하여 전력망 사업에 개입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가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이민국은 로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